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에 대한 시장의 안도감이 급격히 회의론으로 뒤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제 다시 시장의 기대는 그리스 재총선(17일)과 유럽연합(EU) 정상회의(28일)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단기적으로 유럽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지속성은 아직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스페인 구제금융은 일단 EU 정상회의까지 시간을 버는 요인으로 활용된 선제적 조치였다는 게 서 연구원의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스페인에 최대 1000억유로 한도의 구제금융 지원을 발표했는데 이는 스페인 금융기관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에 쓰여질 것으로 미리 지원 한도를 열어 준 것"이라며 "지원 금액이 결정되지 않고 지원에 따른 긴축 의무도 없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모두 17일 그리스 재총선과 2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기대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선제적 조치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반복적인 구제금융을 차단할 도덕적 해이 방지 대책이 분명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금융기관 감독과 예금 보호를 통합 관리하는 금융동맹이 제안되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 내 합의되기는 어려운 사안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유로내 경기 침체에 대한 부담도 해소시킬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