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 낮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2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25%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최근 줄줄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흐름에 IMF도 가세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의 연례 협의를 위해 지난달 30일 서울을 방문한 IMF 협의단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인 3.5%보다 0.25%포인트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 4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5%로 예상한 지 두 달 만에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호이 코르 단장을 대표로 한 IMF 협의단은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우리나라에 미칠 여파를 우려했다. 협의단은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주요한 하방 위험은 유럽 위기의 심화”라며 “유럽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크지 않지만 위기 여파가 미국과 중국으로 전이될 경우 한국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계 경제 위기에 대비한 재정 능력은 높게 평가받았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재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 IMF는 하지만 재정 건전화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이 많이 증가했고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IMF는 이를 위해 △세수 확보 강화 △우선 순위가 낮은 분야의 지출 축소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을 당부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정책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IMF 협의단은 “정책금리의 현 수준 유지는 세계 경제 약세 및 불확실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도 “경제성장률이 회복되면 내년 초에는 물가상승률을 목표 범위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정책금리 일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