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유럽·中·美 찍고 한국 상륙…몸 단 통신사 "예약부터 받자"
SK텔레콤과 KT가 12일부터 홈페이지와 판매 대리점을 통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3’를 예약 판매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연락했더니 담당자들은 다소 떨떠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삼성전자)가 하는 것이 아니고 통신사에서 하겠다는 것이어서…”라는 얘기를 먼저 했다. 국내에서 갤럭시S3를 정식으로 공개하는 행사(갤럭시S3 월드투어)가 열리는 것이 다음주(19일쯤)이고, 매장에 풀리는 것은 3세대(G) 모델이 이달 말,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은 다음달인데도 통신사들이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을 삼성전자는 하고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전 세계에서 2800만대가 팔린 삼성전자의 히트작 갤럭시S2(예약판매 작년 4월25일)와 갤럭시노트(예약판매 작년 11월25일)는 모두 예약을 받은 지 4일 뒤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반면 갤럭시S3는 3G 모델이 약 2주 뒤, LTE 모델은 한 달 뒤에나 정식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은 12일(오전 10시)부터 3G 모델과 LTE 모델을 예약받겠다고 전격 발표했고, 이에 질세라 KT도 12일(오전 9시)부터 예약판매 신청을 받는다고 나왔다.

제조업체보다 통신사가 더 조바심을 치는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S3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올해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신제품(가칭 아이폰5)이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갤럭시S3는 단연 최고 제품이었다.

◆145개국 296개 이동통신사 판매

'갤럭시S3' 유럽·中·美 찍고 한국 상륙…몸 단 통신사 "예약부터 받자"
갤럭시S3는 전 세계 145개국 296개 통신사에서 판매된다.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공기계를 바로 구입해 개인식별모듈(SIM) 카드를 끼워 쓰는 영국 등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에서는 판매가 이미 시작됐다. 중국에서도 9일부터 정식 판매에 들어갔고, 미국에서는 21일부터 팔 계획이다.

갤럭시S3를 확보하려는 통신사들의 경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치열하다.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미국의 5개 메이저 통신사들이 갤럭시S3 모델을 도입했다. 갤럭시S2까지만 해도 미국 통신사들이 제각각 다른 이름을 붙여 판매했으나 이번에는 갤럭시S3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통신사가 쥐고 있던 힘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로 넘어간 것이다. 중국에서도 3대 통신사가 모두 갤럭시S3를 판매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3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휴대폰 가운데 가장 많은 통신사들이 공급하는 제품”이라며 “선주문 물량만 1000만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는 135개국 210개 통신사업자들이 팔았다.

국내에서도 갤럭시S3에 대한 기대가 높다보니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인데 왜 한국에서 가장 늦게 판매하느냐’는 불만이 많았다. 통신사를 통한 휴대폰 판매가 일반화된 한국에서는 통신사가 원하는 각종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데 통상 1~2개월가량 든다는 것이 휴대폰 관계자들의 얘기다.

◆국내에선 3G 모델 먼저 판매

SK텔레콤이 예약판매를 받는 갤럭시S3 3G 모델 출고가격은 90만4000원이다. 소비자들이 5만4000원 요금제로 2년 약정계약을 하면 매달 6만6200원(부가세·할부이자 제외)을 내야 하는 조건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약정 계약으로 받는 요금할인 혜택 1만7500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기기값은 75만4000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LTE 모델은 출고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이 결정되기도 전에 예약판매부터 받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통신사들 모두 “100만원을 넘을 것 같지는 않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99만원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6만2000원 요금제로 2년 약정계약을 하면 매달 7만원가량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3G 모델은 SK텔레콤에서만, LTE 모델은 SK텔레콤과 KT가 예약판매를 받는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에 나올 제품을 지금부터 예약받는 것은 성급하다는 이유로 예약 판매를 지금은 받지 않고 있다.

◆3G와 LTE 모델, 뭐가 다른가

갤럭시S3 3G 모델은 램 용량이 1GB(기가바이트)이고 디지털미디어방송(DMB)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해외용 제품을 국내에 내놓는 것이어서 DMB 기능이 빠지게 됐다는 게 SK텔레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LTE 모델은 램 용량이 2GB로 3G 모델보다 두 배 많고, DMB 기능도 갖췄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LTE가 고사양이다.

반면 두께와 무게는 3G 모델이 각각 8.6㎜, 133g으로 LTE 모델(9㎜, 138.5g)보다 낫다.

다른 사양들은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엑시노스 쿼드코어 1.4㎓(기가헤르츠) 프로세서와 1280×720 해상도의 4.8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운영체제(OS)와 800만화소 카메라를 지원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