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 등으로 드러난 내부의 부패·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시민감찰위원회’를 신설한다. 또 112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비(非)긴급 신고인 일반 민원 전화를 전담하는 ‘경찰 콜센터’(182번)를 신설하기로 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사진)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경찰 쇄신안 및 하반기 역점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쇄신안에 따르면 본청 및 각 지방청에 반(反)부패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외부 인사 5~7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찰위원회를 설치, 주요 비위사항에 대한 감찰 보고 및 징계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본청과 지방청 감찰부서에는 수사 권한이 있는 ‘내부비리 전담 수사부서’를 만들어 경찰 비리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제 식구 감싸기’식의 형식적인 감찰을 막기 위해 본청에 외부 인사로 구성된 ‘청렴지원담당관실’도 만든다.

경찰의 부패 유발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인사시스템을 도입해 토착 비리를 없애고, 각종 비리 신고 접수를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한편 내부 신고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상습적으로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경찰관들에게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물어내도록 하는 ‘징계 부가금’ 제도도 시행된다.

112 신고 대응 시스템도 전면 개편된다. 112 신고 센터가 긴급 범죄 상황에 우선 대응할 수 있도록 실종 아동 신고를 포함한 일반 민원 전화를 전담하는 경찰 콜센터를 신설하고, 기존 112 지령실을 112 종합상황실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또 112 허위 신고자에 대해서는 형사입건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하고 벌금도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올릴 방침이다.

경찰은 또 연말까지 본청 및 지방청 인력을 줄이는 대신 일선 경찰서의 인력을 보강하고, 우수 퇴직 경찰관을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조직폭력 △갈취폭력 △주취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등 5대 폭력범죄 척결을 하반기 치안정책의 중점 목표로 정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