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스페인 문제' 해법이 더 어렵다
스페인 정부가 방키아 은행에 190억유로의 구제 자금을 지원키로 한 후 일부에서는 지원 대상이 방키아를 넘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그 규모 또한 600억유로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스페인 국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인 6%대 중반까지 올라갔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문제가 됐던 나라들이 구제 금융을 받는 과정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경제 내부에 부실이 커져 금리가 상승하고 이 때문에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비춰 보면 현재 스페인은 걱정스러운 단계임에 틀림없다. 추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든, 아니면 국채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든 스페인 국채가 해외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비교해서도 스페인이 걱정스럽다. 그리스는 정치적인 타협만 내면 문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지만 스페인은 은행 자본 확충을 놓고 유럽 은행과 정책 조율을 계속해야 한다. 경제적 이해는 정치적 이해보다 풀기 어려운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시장이 유럽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행인 점은 스페인에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다는 점이다. 은행의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부와 유럽 국가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등 중요한 부분이 미정 상태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 1800대에서 지지력을 확인한 부분도 평가해줄 만하다. 당분간 심리적 불안에 의한 하락 압력과 지지선을 확보하려는 힘이 맞붙는 상황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종우 <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