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8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면 은행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은행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최선호주로는 KB금융을 꼽았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페인의 금융 구조조정의 진행 과정에 따라 주식시장과 은행주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스페인 은행을 직접 지원해 주는 것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은 자국 내 금융권을 구조조정 해야 하고 이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스페인은 공적 자금을 조성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긴축 재정 중에 금융권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는 것은 모순적이지만 금융권 부실 문제가 경제 전반에 걸쳐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어 스페인 정부가 금융권 자본확충에 대한 자금을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차입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1998년 위기 상황과 비교할 때 스페인의 부실채권 처리에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2.2%에 해당하는 1310억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스페인이 1310억유로를 국제 기구로부터 차입하면 GDP대비 국가부채 부담은 2011년 67.3%에서 2013년 96.5%로 크게 상승하겠지만 스페인 정부가 다른 부문에서의 긴축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 연구원은 "스페인은 자금 한도가 크지 않은 국제통화기금(IMF)에게서 구제금융을 받기보다는 ECB, 또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의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언론 보도대로 유로안정화기구(ESM)이 스페인 은행 자본확충에 직접 관여해 준다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다만 스페인 구제금융에 대한 논의만 진행되고 실행되지 않는 경우 은행주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선호주로 꼽은 KB금융에 대해서는 "업종 대표주임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 평균을 밑돌고 있고 지난해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올해 충당금 부담이 감소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