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셰일가스 시대의 석유화학 업계, 졸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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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혁명의 파고가 국내 석유화학 업체까지 밀려들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양산에 따른 에너지 혁명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석유화학 산업의 원가 구조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화학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월만 해도 당 1500달러를 넘어선 에틸렌 값이었다. 지금은 1000달러를 밑돈다. 물론 유가 하락이 한몫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셰일가스 혁명이 돌고돌아 아시아의 업체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셰일가스와 함께 생산되는 프로판(LPG의 일종)은 값이 싸 유럽 화학업체들이 많이 사용하는 원료다. 유럽에서 프로판을 많이 활용하면서 남아도는 나프타가 결국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 속에 나프타 가격은 떨어지고 나프타에서 가공되는 에틸렌 가격마저 위협을 받는 석유화학업계다. 더구나 셰일가스는 세계의 대형 석유화학 업체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인다. 다우케미컬은 유럽의 4개 공장을 폐쇄하면서도 텍사스 셰일가스전 근처에 대형 공장을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2009년 문을 닫은 루이지애나의 에틸렌 공장도 재가동한다. 이 공장은 나프타를 이용하지 않고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직접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제조법을 사용한다. 종래 설비에 비해 비용을 20분의 1까지 줄일 것이라는 극단적 예측도 있다. 셸도 대형 가스전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에 미국 내 에틸렌 공장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웠다.
가뜩이나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석유화학업체다. 3개월 연속 수출감소세다. 지난달에는 전년동기대비 -17.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석유화학산업은 30년간 수출 1~2위를 다투던 가장 중요한 산업 엔진이며 먹거리다. 석유 일변도의 원료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천연가스 등 다른 원료의 사용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해외 에너지 자원의 개척과 발굴이 필요하고 공급선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원가 경쟁력의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 업계의 분발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