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 추락 우려
삼성화재 '포인트 제도' 중단
소진율 월평균 1~2% 불과
국내 최대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이 홈쇼핑 등 케이블TV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험 계약자들이 상품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하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13회차 계약 유지율을 작년 88%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업계 최대 보험사의 홈쇼핑 보험 판매 중단이 경쟁사의 홈쇼핑 영업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삼성생명 “홈쇼핑 판매 문제 많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케이블TV를 통해서는 구조가 단순한 연금 위주로 판매했다”며 “앞으로는 홈쇼핑으로 보험상품을 팔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홈쇼핑 채널에서 ‘삼성생명 연금보험’ ‘에이스저축보험’ 등 저축성 상품을 활발하게 판매했다.
삼성생명의 홈쇼핑 판매 중단은 불완전 판매에 따른 고객 피해를 줄이고 홈쇼핑 보험 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정책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다.
홈쇼핑 특성상 높은 연금상품 공시이율을 제시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삼성생명의 이율이 다소 낮은 것도 배경 중 하나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공시이율만 해도 연 4.7%로 중소형 보험사보다 0.1~0.2%포인트 낮다”며 “다른 보험사와 쉽게 비교되는 상황에서 홈쇼핑 판매 방식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국 역시 홈쇼핑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당국은 이달 말 보험업감독규정을 손질해 3만원 초과 경품 제공을 금지하는 한편 연예인 등 미자격자의 상품 설명도 제한할 방침이다.
홈쇼핑을 통한 불완전 판매율(100건 중 불완전 판매 건수 비율)은 1.86(생보사)~1.25%(손보사)로 다른 판매 방식보다 높다.
◆삼성화재는 2년 만에 ‘포인트’ 중단
삼성화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운용해온 포인트 제도를 오는 20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10년 4월 싸이월드 ‘도토리’를 원용해 ‘허니빈’ 적립 제도를 도입했다.
허니빈은 삼성화재가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포인트 서비스다.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1만점, 안전운전 성향 진단을 받으면 3000점, 주소지를 변경하면 1000점, 보험료를 계산하면 500점 등을 주는 방식이다. 지급 사유가 30개에 달한다. 이 포인트로 햄버거와 빵, 커피 등과 바꾸거나 국제환경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삼성화재의 ‘포인트 실험’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이용자 수가 지나치게 적어서다. 가입 회원 660만여명, 누적포인트가 3억3600만점(4월 말 기준)에 달하지만 소진율은 월평균 1~2%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애초 포인트 제도를 활성화할 의지가 부족했다는 게 일부 가입자의 불만이다. 포인트가 3개월 단위로 자동 소진되고, 매년 12월엔 전체 점수를 삭제했던 게 대표적인 예다. 포인트를 5만~6만점 적립해야 햄버거를 한 개 살 수 있을 정도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