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자 XX'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임수경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당선권 마지막 순번인 2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임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86학번으로 불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임 의원은 출국 목적을 ‘관광’으로 해 일본·독일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 당시 북한은 김일성과 악수를 한 그를 ‘통일의 꽃’으로 치켜세웠다. 평양 젊은이들 사이에선 그가 입었던 청바지와 티셔츠가 선망의 대상이 됐다.

임 의원은 그해 8월 15일 정의구현사제단이 파견한 문규현 신부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걸어서 한국에 돌아왔다. 1990년 북한은 그에게 조국통일상을, 김일성종합대학은 졸업증을 각각 수여했다.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김대중 정부시절인 1999년 사면 복권됐다. 출소 후 서강대 등을 거쳐 미국 코넬대 동아시아연구소에서 인권학을 공부한 뒤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임 의원의 '변절자 XX' 발언 파문은 새터민 대학생 백요셉 씨(28·한국외대)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발단이 됐다.

백 씨에 따르면 지난 1일 종로 한 식당에서 임 의원으로부터 “근본도 모르는 탈북자 XX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기냐” “너 하태경과 북한 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하고 있지. 하태경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한다.

임 의원은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를 내고 “'총살감'이라고 말을 한 것에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 이라며 “‘변절자’란 표현 역시 학생운동을 함께해온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한 지적이었을 뿐 탈북자를 지칭하는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반박 보도성명에서 "임 의원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며 "왜 탈북자들이 변절자인지 탈북자들이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해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지금 이 순간까지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 참상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내 종북세력이야 말로 역사와 조국을 배신한 변절자들" 이라며 "제가 새누리당에 간 것도 민주당은 북한 인권운동을 줄곧 외면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지원해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임 의원에 다시 한번 탈북자들에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