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 키워드로 △높은 물가로 인한 알뜰 소비 트렌드(High prices)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Abnormal climate) △대형마트 및 SSM에 대한 규제(Regulation)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Demand for new products)의 앞 글자를 딴 'HARD'를 4일 제시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보다 3~4%가량 상승하자 할인상품뿐 아니라 PB(자체 브랜드) 상품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1분기 할인행사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가량 늘어났다. 또 PB 브랜드인 프라임 엘, 초이스 엘, 세이브 엘 세 가지 중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세이브 엘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5.7%에서 올해 10.4%로 증가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도 나타났다.

봄철 일조량 부족과 저온 현상으로 대표 여름 과일인 참외와 수박 가격이 10~20% 상승하고, 감귤의 출하 종료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로 인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산 과일의 매출은 3.1% 신장한 반면 수입 과일은 20.5% 상승했다. 백화점들은 이상기후로 '봄 옷 땡처리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규제가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업계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연중 무휴로 운영되던 대형마트와 SSM 매장은 대부분 월 2회 문을 닫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4% 감소했다.

또 최근 유통업계는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항공권 판매, 가전 렌탈, 카쉐어링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백화점업계는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상반기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규제 등으로 유통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낸 만큼 어려움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많았다" 며 "하반기 전망도 밝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 이 같은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