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하이텍, 폭스바겐 부품업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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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 첫 글로벌 M&A…인수금액 1000억대
유럽시장 공략 강화…모비스도 매물 탐색중
< 성우하이텍 : 현대차 1차 협력업체 > / < 부품업체 : 독일 WMU >
유럽시장 공략 강화…모비스도 매물 탐색중
< 성우하이텍 : 현대차 1차 협력업체 > / < 부품업체 : 독일 WMU >
▶마켓인사이트 6월3일 오후 1시45분 보도
현대자동차 납품업체가 독일 폭스바겐의 부품업체를 인수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로 차체 제조업체인 성우하이텍이 독일 WMU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이번주 중에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국내 부품사가 자동차 분야 글로벌 메이저의 납품업체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부품 해외 첫 M&A
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성우하이텍은 최근 유럽연합(EU)반독점위원회에 WMU 인수를 승인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는 의미로 최종 승인은 앞으로 6~7주 정도 걸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M&A) 딜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성사시켰다. 성우하이텍 인수팀은 지난달 말 SPA 체결을 위해 독일 현지에서 이달 1일 최종 계약을 맺었다. 인수 금액은 대략 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성우하이텍은 지난달 29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성우하이텍은 부산지역에 연고를 둔 자동차 부품업체로, 지난해 9317억원의 매출과 51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회사 측은 이번 WMU 인수로 유럽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MU의 주요 제품은 차량용 차체 부품을 비롯해 초경량 금형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우하이텍과 제품군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성우하이텍의 유럽 거점은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이 있는 곳이다. 완성차 업체가 나갈 때 같이 가는 게 그동안의 해외 진출의 전형이었던 셈이다. 거래 고객도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을 제외하면 해외에는 미국 GM뿐이다.
WMU 인수로 성우하이텍은 현대차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유럽 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납품업체를 사들임으로써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업체로의 납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도 유럽업체 ‘눈독’
전문가들은 성우하이텍의 WMU 인수가 선진 자동차 기술력을 받아들이고, 유럽 부품업체 인수 시도 등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우하이텍은 로봇 레이저 용접 기술로 아반떼(MD) 차량용 범퍼 금형을 제작하는 등 차량 경량화 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WMU 인수 사전 작업으로 최근 독일에서 관련 기술을 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성우하이텍의 해외 진출을 계기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글로벌 M&A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내 1위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만 해도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거나 글로벌 완성업체들과 부품 수출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해외 부품업체를 인수한 사례는 없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배터리, 전기모터 등과 관련한 업체를 독일 일본 등지에서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우하이텍이 PMI(post-merger integration·인수 후 통합)를 실행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선례를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우하이텍은 토종 패션브랜드로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EXR코리아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성우하이텍이 비주력사업인 패션 부문에서 손을 뗄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모건스탠리PE가 EXR코리아 인수를 제안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복기 EXR코리아 사장은 “지금은 매각에 관해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현대자동차 납품업체가 독일 폭스바겐의 부품업체를 인수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로 차체 제조업체인 성우하이텍이 독일 WMU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이번주 중에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국내 부품사가 자동차 분야 글로벌 메이저의 납품업체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부품 해외 첫 M&A
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성우하이텍은 최근 유럽연합(EU)반독점위원회에 WMU 인수를 승인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는 의미로 최종 승인은 앞으로 6~7주 정도 걸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M&A) 딜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성사시켰다. 성우하이텍 인수팀은 지난달 말 SPA 체결을 위해 독일 현지에서 이달 1일 최종 계약을 맺었다. 인수 금액은 대략 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성우하이텍은 지난달 29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성우하이텍은 부산지역에 연고를 둔 자동차 부품업체로, 지난해 9317억원의 매출과 51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회사 측은 이번 WMU 인수로 유럽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MU의 주요 제품은 차량용 차체 부품을 비롯해 초경량 금형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우하이텍과 제품군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성우하이텍의 유럽 거점은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이 있는 곳이다. 완성차 업체가 나갈 때 같이 가는 게 그동안의 해외 진출의 전형이었던 셈이다. 거래 고객도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을 제외하면 해외에는 미국 GM뿐이다.
WMU 인수로 성우하이텍은 현대차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유럽 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납품업체를 사들임으로써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업체로의 납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도 유럽업체 ‘눈독’
전문가들은 성우하이텍의 WMU 인수가 선진 자동차 기술력을 받아들이고, 유럽 부품업체 인수 시도 등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우하이텍은 로봇 레이저 용접 기술로 아반떼(MD) 차량용 범퍼 금형을 제작하는 등 차량 경량화 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WMU 인수 사전 작업으로 최근 독일에서 관련 기술을 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성우하이텍의 해외 진출을 계기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글로벌 M&A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내 1위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만 해도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거나 글로벌 완성업체들과 부품 수출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해외 부품업체를 인수한 사례는 없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배터리, 전기모터 등과 관련한 업체를 독일 일본 등지에서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우하이텍이 PMI(post-merger integration·인수 후 통합)를 실행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선례를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우하이텍은 토종 패션브랜드로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EXR코리아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성우하이텍이 비주력사업인 패션 부문에서 손을 뗄 것이란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모건스탠리PE가 EXR코리아 인수를 제안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복기 EXR코리아 사장은 “지금은 매각에 관해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