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바닥권을 헤메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이 상승장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상승시 수익을 몇 배로 향유할 수 있는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1조574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중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와 섹터지수 외 특정지수에 따라 운용되는 인덱스주식기타 펀드에 자금이 총 5761억원 들어왔다.

인덱스펀드 중에서도 특히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인덱스펀드 총 99개중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 10개에 몰린 자금이 1221억원에 달했다.

현재 운용순자산이 6750억원에 달하는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에는 이달에만 647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이달 초 코스피지수가 7% 하락하는 동안 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NH-CA자산운용 측은 설명했다.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종류A'에도 자금이 188억원 가량 유입됐고,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와 '삼성KOSPI200레버리지 1[주식-파생재간접](A)'에도 각각 64억원, 28억원씩 돈이 들어왔다.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담보된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1.5배~2배 이상 초과 수익을 꾀하는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은 향후 주식시장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펀드는 하락장에서 그만큼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NH-CA자산운용 관계자는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는 시장 대비 1.5배 수익률을 꾀하는 펀드로 코스피지수 상승기에는 자금이 크게 유출되고, 지수 하락기에는 자금이 크게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대부분 투자자들은 코스피 18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해낼 것이란 판단 하에 레버리지 펀드를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 급락을 경험했던 학습 효과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예상 외로 추가 하락할 경우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지만, 과거 경험상 지수가 바닥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의 경우 통상 1.5배~2배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는 중국 펀드에 투자할 경우와 비슷한 위험 수준"이라며 "대부분 투자자들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감수하고 최근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