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5월 유럽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4조2000억원을 팔아치웠다. 4월에 1조원을 팔아치운 유럽계는 5월에 3조1000억원을 내다 팔았다.

5월말 현재 유럽계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109조6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30% 수준이다. 유럽계 자금은 영국이 35조5000억원이며 그 외 국가가 74조1000억원 상당이다.

4~5월 유럽계 자금 이탈에 대해 금융위는 "1분기 중 만기 장기대출(LTRO) 등 유동성 공급에 따라 유입된 6조8000억원의 차익 실현성 매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말 1826에서 지난 4월 3일에는 2049까지 오르며 전년 대비 12.2%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이다.

감독당국은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 1분기 중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를 감안하면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5일까지 18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한 바 있다. 5월에만 외국인은 총 4조원을 순매도했다.

금융위는 "1분기 외국인의 자금 유입 규모(총 11조원·유럽계 6조8000억원)를 감안할 경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가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유출 유럽계 자금의 대다수가 국제 펀드자금 등이 포함된 영국계 자금으로 유럽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내 채권에 대한 순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5월말 기준으로 유럽계 투자자의 국내 채권 투자자금은 25조2000억원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29%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중 영국은 3조원이며 나머지 국가 22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금융위는 "유럽계 투자자는 안전 자산 선호 강화와 국내 채권의 상대적 금리 장점 등에 따라 국내 채권 순투자를 지속했다"면서 "현재 유럽계 자금의 국내 유가증권 투자 회수의 규모 및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리스 유로존 탈퇴 불안과 스페인 은행 부실 우려 등이 심화될 경우 유럽계를 중심으로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과 프랑스 등 PIIGS 국가에 익스포저(20%)가 큰 국가의 대형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부채 축소 경향이 강화될 경우에는국내 증권 투자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