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일 경계 매물과 저가 매수세가 맞서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탄탄한 흐름을 보였던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장중 3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다 장 후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9포인트(0.08%) 떨어졌다.

지난 31일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미국 경제지표 부진 소식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41포인트(0.21%) 내린 1만2393.4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99포인트(0.23%) 떨어진 1310.33,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2포인트(0.35%) 하락한 2827.34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실망스러웠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8만3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 건 늘어 전망치인 37만 건을 웃돌았다. 5주 만에 가장 많은 수준. 미국의 5월 민간 고용은 13만3000명 증가해 전달보다 2만 명 늘었지만 전문가 예측치 15만 명에 못 미쳤다.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달 발표한 예상치 2.2%에서 1.9%로 조정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 3.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 중부지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2.7로 집계돼 전문가 전망치 56.8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4월 56.2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외신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은행들의 자금난과 지방 정부의 채무 문제 등으로 재정위기가 심화된 스페인을 구제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IMF와 스페인은 부인했다.

WSJ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자국에서 자산 기준 3위 은행인 방키아를 구제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스페인에 구제자금을 대출하기로 하고 IMF가 '컨틴전시 플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이 "그리스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긴축 이행 목표 시한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것도 호재가 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17일 그리스와 프랑스의 선거로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면서도 이후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 "유럽의 향후 일정들을 살펴보면 오는 17일 그리스·프랑스의 총선이 예정돼 이달 중순까지 주가 등락이 반복될 것" 이라며 "기대와 우려가 맞물려 출렁거림을 지속한 후 이달 하순께 유럽의 해결 방안과 정책 모멘텀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증시 방향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박스권을 염두에 둔 매매를, 장기적으론 실적 개선 기대주 중심의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800선 부근을 저점으로 한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시장 대응이 수익률 제고에 유리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실적에 대한 신뢰가 높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분할 매수를 근간으로 단기 급락한 대형주들의 전반적인 되돌림을 겨냥하며 120일 이동평균선 구간에서 지지력을 형성하는 삼성전자와 완성차·부품주들에 대한 우호적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