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장 후보에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6선·대전 중)이 선출됐다.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에는 이병석 의원(4선·경북 포항북)이 뽑혔다.

강 의원은 1일 국회의장단 후보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서 총 136표 가운데 88표를 얻어 48표를 얻은 정의화 의원(5선)을 눌렀다. 다수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해 온 관례에 따라 강 의원은 5일 열릴 예정인 개원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다. 의장이 되면 당적을 버리고 19대 국회 전반기 2년간 입법부를 이끌게 된다. 강 의원이 선출되면 충청 출신 첫 국회수장이 된다.

강 의원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새누리당이 친박계 강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내정함에 당과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수장까지 친박이 차지하게 됐다. 사실상 대선을 앞두고 친박체제가 완료된 것이다.

육군대 교수로 있다가 1980년 중령으로 예편한 강 의원은 민정당 조직국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83년 11대 전국구 의원이 되면서 37세에 원내에 입성했다.

13대 총선에서 낙선한 것을 빼고 16대까지 5선을 기록했다. 17·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지원 등에 힘입어 원내에 복귀했다.

1995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합류한 그는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 ‘DJP공조’ 체제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그렇지만 내각제 포기 등을 놓고 김종필 명예총재와 의견 충돌 끝에 사무총장직을 스스로 내던졌다. 2001년에는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의원들이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해 입당하자 공개적으로 “정도에 어긋난다”고 반발해 출당됐다. 김 명예총재는 그에 대해 “스트레이트(직선)적 인간”이라고 평했다.

강 의원은 “정치인으로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19대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적 가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한 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 친다는 1·2·3 대화기법을 열심히 실천하겠다”며 “여당에는 한 번 듣고, 야당에는 두 번 듣고, 국민에게는 세 번 묻겠다”고 강조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친박계가 차지하면서 당내에서는 당직 독식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이 88표 대 48표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비박(비박근혜)계 정의화 의원을 누른 것은 친박에 쏠린 당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계가 요직을 다 차지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면 소속 의원과 당원들은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비박계 이병석 의원이 뽑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나, 친이 핵심이어서 오히려 현 정부에서 ‘역차별’로 비중있는 역할을 맡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행정자치위, 산업자원위, 독도수호특위, 예산결산특위 등에서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주목받았으며 원내대표단에서도 협상력과 조정력을 인정받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