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를 방불케 하는 ‘빅 네임’들이 총출동한 미국 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총상금 620만달러) 1라운드에서 톱랭커들이 혼쭐이 났다.

잭 니클라우스가 디자인한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GC(파72)는 ‘유리알 그린’과 곳곳에 도사린 벙커, 해저드로 선수들을 괴롭혔다. 1일(한국시간) 10번홀에서 출발한 로리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쿼드루플보기를 하며 7타를 쳤다. 티샷한 볼이 그린 뒤 벙커로 들어갔는데 내리막 경사의 고약한 라이에 멈췄다. 벙커샷은 그린을 넘어 해저드로 들어가버렸다. 1벌타를 받고 드롭 지역에서 친 네 번째샷도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5온2퍼트’로 홀아웃했다. 직전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수모를 만회하려는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이를 악문 매킬로이는 14, 15번홀에서 버디, 17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전반에 3오버파를 쳤다. 후반 3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그는 5번홀에서 이글을 노획했으며 마지막 9번홀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그는 “3번홀을 마치고 다시 출발하자는 생각을 했다. 남은 홀에서 잘해 이븐파를 치면 성공이라고 했는데 1타를 더 줄였다”며 만족해했다. 1언더파 71타로 공동 20위다.

이 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4개에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다. 그는 9차례 페어웨이에 적중했고 그린 적중 12회, 퍼트 수 28개를 기록했다.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세 번째샷도 그린사이드 벙커로 들어가며 더블보기를 했다. 우즈는 “특별히 잘한 것도 못한 것도 없었다. 남은 3일간 오늘만큼만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주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매킬로이를 제치고 랭킹 1위에 오른 루크 도널드(영국)도 1언더파를 쳤다. 그 역시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필 미켈슨(미국)과 배상문(26)은 79타를 치고 기권했다. 미켈슨이 부상 없이 중도에서 대회를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