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은 31일 이라크 신도시 건설계약을 계기로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내실경영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건설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선언했다. 당장 2016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50%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인 플랜트부문에서는 대형·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수주 국가도 중동 중심에서 동남아와 아프리카로 넓혀가기로 했다. 토목·건축 분야에서도 신도시와 주요 인프라사업 수주 경험을 활용, 이라크 등 중동지역 전후복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플랜트 설계(FEED)와 민간발전(IPP)분야도 집중 육성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2002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뒤 매년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4000억원 안팎에 그쳤던 수주액이 5조원을 돌파했고, 시공능력 평가순위도 2000년 35위에서 작년엔 11위까지 급등했다. 특히 해외 수주와 매출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2007년 수주 3000억원, 매출 168억원에 머물던 해외실적이 지난해엔 수주 2조3000억원, 매출 1조47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화건설의 해외 시장 주무기는 ‘발전 및 화공 플랜트’ 분야다. 여천 NCC와 한화케미칼 여수·울산 단지 등 국내 플랜트 공사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으로 진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7년 사우디 마덴 발전 및 담수플랜트(2억8900만달러)를 시작으로 2008년 알제리 아르주 정유플랜트(4억달러) 2009년 사우디 마라픽 발전플랜트(7억5100만달러)와 요르단 삼라 발전플랜트(1억9600만달러) 2011년 사우디 마라픽 얀부Ⅱ 발전 및 담수플랜트(12억5000만달러) 등을 연이어 수주했다.

특히 플랜트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돔 경기장인 필리핀 ‘아레나 돔 공연장’ 공사를 수주하며 건축 기술력도 인정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한화건설의 이 같은 선전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공사를 바탕으로 충분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플랜트 분야 프로젝트를 집중 수주하고, 체계화된 관리시스템을 통해 수익성 극대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기획부터 타당성 분석과 자금조달, 설계 및 시공, 사후관리까지를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글로벌 건설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