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일명 러·브펀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초 ‘러·브 펀드’ 수익률은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벌였으나 최근 증시 급락으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펀드의 수익률 하락이 유로존 불안에서 야기된 만큼 환매보다는 보유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러·브펀드, 석 달간 20% 손실

뜨거웠던 '러·브펀드' 식어버린 수익률
러·브펀드는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20%에 달할 정도로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후 20% 안팎의 손실을 내며 수익률 하위 펀드로 추락했다.

러시아펀드보다는 브라질펀드의 손실이 크다. 브라질펀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21.8%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2.42%)보다 손실폭이 훨씬 크다.

13개 브라질 펀드 중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1A’는 -24.26%라는 손실을 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8.57%를 기록, 손실로 전환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26.5%를 나타냈다.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증권자1A’와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A’의 최근 석 달 수익률도 각각 -23.08%와 -22.70%를 기록했다.

러시아펀드도 최근 석 달 새 -19.05%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증권자C-e’(-23.64%)와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자A’(-23.27%)는 최근 석 달간 23%가 넘는 손실을 봤다.

불확실성 제거될 때까지 지켜봐야

러·브펀드에서 자금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펀드 설정액(29일 기준)은 1조286억원으로 2009년 말(1조2449억원)보다 17.9% 줄었다. 13개 브라질펀드의 설정액도 3009억원으로 2009년 말(4367억원)보다 31% 줄었다.

러·브펀드의 수익률 급락은 이들 국가의 펀더멘털보다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손절매보다는 보유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실질임금 인상과 신용대출 증가 등을 보면 헬스케어 교육 보험 부동산 등 브라질의 소비 성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펀드를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혜미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러시아펀드의 경우 연초 큰 폭으로 상승한 것처럼 유로존 문제가 안정국면에 접어들면 반등폭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