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내 신주류가 주도하는 서울시당기위원회는 29일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출당 심의를 시작했다. 혁신비대위 산하 새로나기특별위원회는 30일부터 연쇄 토론회를 열고 당의 대북·대미관, 민주노총과의 관계 등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석기 버티기에 ‘그림자 의원’까지

서울시당기위가 이·김 당선자를 비롯해 사퇴를 거부한 조윤숙·황선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한 제명(출당)을 심의하는 데는 최소한 7일 이상 걸린다. 1심에서 제명을 의결해도 이 당선자 등은 14일 이내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2심 기관인 중앙당기위가 최종 출당을 의결하기까지 20일 이상 걸린다는 의미다.

출당을 확정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서울시당기위는 신주류 인사 5명과 옛 당권파 2명으로 구성돼 있어 심의가 지체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당법상 소속 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최종 제명이 가능한데 13명 의원 가운데 신주류(5명)와 옛 당권파(6명)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최종 출당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김 당선자는 제명돼도 무소속 의원직은 유지된다.

버티는 이·김 당선자 때문에 ‘그림자 의원’까지 등장했다. 당초 사퇴 입장을 밝혔던 윤금순 비례대표 1번 당선자가 징계 대상인 조 후보에게 의원직이 승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퇴서 제출을 보류한 것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경선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의원직을 완전히 사퇴하겠다”며 “한시적으로 의원직은 유지해도 세비, 보좌관 채용, 국회의원 연금 등과 관련한 모든 권한은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제명이나 당선 무효 등의 결격 사유가 없는 국회의원은 하루만 의원직을 유지해도 월 120만원의 ‘연로회원지원금’을 65세 이상부터 평생 받게 된다.

○“북한 문제도 논의하겠다”

진보당 신주류는 출당 조치와 더불어 당 쇄신 의지를 밝혔다. 박원석 새로나기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내 폐쇄적 조직문화 △대북·대미관을 포함한 색깔론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 일정을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존 진보 가치보다 확장된 가치를 수용해야 한다”며 “대북 노선과 한·미 관계도 그런 범주에서 토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기존 노동운동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