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13개월간 최소 7개국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외교관들을 암살하려고 시도했다는 증거가 확보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과 중동 각국의 안보담당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4개국 수사관들이 이들 암살기도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나 이란에 본거지를 둔 조직과 연관돼 있다는 새로운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미국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적발한 바 있는데 표적 중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관리 2명과 이스라엘인 6명 등도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중동 각국의 안보담당 관리들은 이 사건이 외국 외교관들을 암살하려는 이란 관련 조직의 소행이라고 파악하고 있으며, 지난 13개월간 7개국 이상에서 이런 시도가 이어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암살 기도가 이란 정부 관리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당국의 암묵적인 승인하에 헤즈볼라 같은 조직이 주도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신문은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며 서방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 지난 3월 서방 6개국과의 핵협상을 받아들이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꾼 이후 이런 암살 기도도 중단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국가의 외교관은 "협상을 앞두고 사태를 진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상이 실패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