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MBA] 이면도로 지하식당, 月 매출 7000만원 비결은 …
‘장사는 저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다. 열악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일궈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창업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창업자들의 숨은 면을 살펴보면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을 느끼게 된다.

상권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입지 조건이 지하층이면 창업으로 적합한 업종들은 PC방, 주점, 노래방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음식점에 있어 지하층은 부적격 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하층은 임차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제외하고는, 가시성·접근성이 떨어지고 실내공기가 나빠 1층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서울 방배동의 한적한 이면도로변 건물 지하에서 87㎡(26평) 규모의 ‘소공동뚝배기’를 운영하고 있는 우연경 사장(37)은 창업한 지 2년 만에 하루평균 26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손님 수는 하루 400여명. 입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박집으로 변신한 배경을 살펴보면 우 사장의 경영철학이 돋보인다. 카운터에는 ‘아끼면 망한다’란 점훈을 내걸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 메뉴는 4900원짜리 순두부정식에서 5900원짜리 뚝배기불고기가 주력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은 1만원짜리 이상이다. 맥주나 소주 가격은 병당 1500원으로 일반 음식점의 절반이다. 음식으로 남기고 술값은 원가만 받겠다는 전략이다. 전형적인 박리다매형 장사방법이다.

박리다매를 할 경우 식자재를 대량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반복적인 요리 때문에 시간이 단축돼 신속한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다양한 고객들의 욕구를 반영, 맛에 대한 노하우가 빨리 축적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 아니라면 고객유치가 어려워 박리소매가 되기 십상이다.

[자영업 MBA] 이면도로 지하식당, 月 매출 7000만원 비결은 …
대부분 창업자들의 최종 목표는 수익성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객이 확보되면 눈에 보이지 않게 가격을 올리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고객들도 눈에 보이지 않게 줄어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다른 인격이 있듯이 점포에도 품격이 있다. 점주는 “우리 가게는 손님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표현될까”란 생각을 늘 해야 한다. 지역 명소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기 가게에 경영주의 철학을 담아야 한다. ‘장사’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면, ‘경영’은 점포에 창업자의 혼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