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 이날 최고의 영예인 챔피언은 서울본부 목동지점 정순애 FC(51)에게 돌아갔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62건의 신계약을 체결했고 26억여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설계사 교육을 담당하다 보험 영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정씨가 관리하는 고객만 1000여명에 달한다.

그가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 단상에 오른 것은 올해뿐만이 아니다. 2006년 연도상 장려상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모범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동상과 은상을 거머쥐었다. 정씨는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을 ‘한결 같은 꾸준함’에서 찾았다. 지속적인 고객 관리에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의 꾸준한 고객 관리는 숫자로 증명된다. 보험계약 유지율을 통해서다. 그의 1년 이상(13회차) 유지율은 99%에 달하고 2년 이상(25회차) 유지율도 9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보험업계 설계사 평균 유지율인 13회차 79.1%와 25회차 61.5%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정씨는 “고객은 자신의 보험계약이 방치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실망스러워 한다”며 “저를 믿고 계약한 고객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이면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최고의 영업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계약 체결 이후 사후관리에 소홀히 한 적이 없다. 고객이 불행한 사고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보호자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마음으로 영업을 했다. 장례식에서 밤을 새워 유족과 슬픔을 나누는 건 다반사다. 고객이 궁금한 사항을 물어볼 때 그에게 필요한 것은 노트북 부팅 시간뿐이다. 그가 독자적으로 만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언제든 자세하고 친절하게 응대할 수 있다. 정씨는 설계사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현재 23개 생명보험사의 상품을 모두 숙지하고 있다.

그는 항상 택시를 타면서 고객을 찾아가는데 휴대폰으로 고객과 상담한 내용을 들은 택시기사가 자신의 보험 내용을 분석해달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택시기사는 현재 열혈 고객이 돼 주변 동료를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그는 “보험 영업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 고객을 찾아가서 고객의 인생을 설계해주는 일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명인이나 챔피언보다도 동양생명 FC로서 고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씨는 고객만족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에도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새벽 2시에 잠들어 오전 7시부터 하루를 여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한 달에 두 번은 경기 파주시 가연마을 오류고아원에 들러 중증 장애인을 돌본다. 그곳에서 결연을 맺은 ‘딸’과 함께 행복을 찾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