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강원도 속초로 수학여행을 가던 버스가 10여m 골짜기 아래로 추락해 4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모두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어 대형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안전띠 착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례다.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와 매지 않았을 때의 충격은 실제로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교통사고와 관련된 사람 중 차내 사망률은 6.1%, 차 밖으로 방출된 사람들의 사망률은 36.7%다. 그 차이가 6배에 달하는 것이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망 가능성이 최소 6배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차량 탑승자가 맨몸으로 지탱할 수 있는 충격력은 자기 체중의 2~3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충돌 때 탑승자에게 미치는 관성력은 시속 20㎞일 때 이미 몸무게의 6~7배, 60㎞일 때 17~18배, 100㎞일 때 약 30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중대한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앞좌석과 뒷좌석의 안전띠 착용률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좌석의 경우 운전석 88.4%, 조수석 83.2%의 탑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다. 전체 앞좌석의 안전띠 착용률이 86.6%다.

반면 뒷좌석의 경우 12.5%의 탑승자만 안전띠를 매는 것으로 집계됐다. 뒷좌석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6세 미만 어린이가 탑승한 승용차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 보호장구(카시트)’ 착용률은 30.5%에 그쳤다. 42.3%의 차량은 어린이 보호장구조차 갖추지 않고 있었다.

작년 3월부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다.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과태료 3만원이 부과된다. 고속도로에서 뒷자리 동승객이 안전띠를 미착용해 사고를 당했다면 피해자 과실이 최고 20%까지 인정된다.

차량에 장착된 안전장치들은 평소에는 귀찮지만 불의의 사고 때 탑승자 피해를 크게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가족과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안전띠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만약의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자동차보험의 적정 담보를 유지하고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