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TV 홈쇼핑에서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홈쇼핑 채널을 틀면 돈가스를 맛있게 먹고 있는 개그맨 정형돈을 만날 수 있고 다른 홈쇼핑에서는 현영이 나와 자신이 기획한 티셔츠를 입고 워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친근한 스타들의 모습에 ‘나도 저거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것이 바로 연예인들의 홈쇼핑 브랜드가 ‘억’소리 날 정도로 대박나는 이유이다.

사실 연예인들의 홈쇼핑 사업은 어제오늘 시작된 일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혜영의 미싱도로시, 하유미의 마스크팩 등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씩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 이름 걸면 매출 껑충! 인지도 판매로 직결

연예인들이 앞다퉈 홈쇼핑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과 미래가 불안정한 연예인이라는 직업 대신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부업이 필요한 것. 여기에 스타가 가진 인지도와 대중성이 필요했던 홈쇼핑업체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연예인은 그 인지도만으로도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린다. 연예인이 한번 입고 나온 옷은 바로 00가방, 00재킷으로 불리면서 완판행진을 이어간다. 이런 효과를 직접 노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이다.

스타가 가진 인지도, 스타성이 바로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는 곧 상품 판매로 직결된다. 특히 짧은 시간동안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해야하는 홈쇼핑의 특성상 연예인이 직접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현대홈쇼핑 이상민 의류팀 MD는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에 비해 단위시간당 매출이 20~30% 높은 편이다. 방송매체다 보니 연예인이 직접 방송에 참여하거나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바로 실시간 매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스타가 만든 상품이라는 사실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스타를 동경하는 심리가 더해지면서 연예인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 구매가 아닌 스타의 이미지를 사는 것이 된다. 스타에 대한 신뢰성이 곧 상품의 신뢰도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홈쇼핑 대박 ★ 현영, 김성은, 신은경, 이휘향이 뜬다!

사실 과거에는 연예인 브랜드라 할지라도 스타들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얼굴마담’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노하우를 살려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는 변정수의 엘라호야, 현영의 에스라인부터 최근 대박 스타 반열에 오른 신은경의 페클로젯, 김성은의 라뽄떼, 이휘향의 에클레어 바이 휘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성은은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작년 11월에 라뽄떼를 론칭, 현재까지 140억원을 벌어들였다. 성공 포인트는 직접 방송에 출연, 상품 설명과 코디법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면서 스타 브랜드로서 친근함을 더한 것. 또한 중저가 캐주얼이라는 상품 이미지가 김성은과 잘 맞아떨어진 것도 중요했다.

현영은 작년 3월 에스라인을 론칭한 후 현재까지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현영의 발랄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상품 콘셉트와 잘 어울렸고 여기에 적극적인 방송출연도 매출 증가에 한 몫했다.

신은경은 롯데홈쇼핑과 손잡고 페클로젯을 론칭, 대박 스타 반열에 합류했다. 지적이고 모던한 커리어룩이라는 콘셉트로 30~40대 여성들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이 미시족들에게 어필한 것. 3월 첫 방송에서 매진, 매출 11억원을 달성했고 두 달만에 11만5,000여벌을 판매했다.

이휘향은 CJ오쇼핑에서 에클레어 바이 휘를 선보였다. 중견배우라는 점을 이용, 50대 중년 여성을 겨냥한 것이 효과를 거두면서 1~4월까지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오쇼핑 백선주 MD는 “현재 홈쇼핑시장에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적은데 에클레어 바이 휘가 틈새시장을 겨냥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중년층 소비자들이 연예인 이휘향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면서 호감도가 상품 판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성공하려면? 인지도+상품력, 두마리 토끼 잡아야!

하지만 연예인 브랜드라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스타성과 인지도만으로 접근한다면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연예인 브랜드의 가장 큰 약점은 고객들이 상품이 아닌 연예인 이미지를 보고 구매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품보다 연예인 이미지에 따라 브랜드가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또한 아무리 이름있는 스타 브랜드라 하더라고 그에 맞는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실제로 몇 년전 연예인 이너웨어 브랜드가 큰 인기를 얻었지만 품질력이 문제가 되면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진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대홈쇼핑 이상민 의류팀MD는 “단순히 스타의 인지도보다는 상품 콘셉트와 스타의 이미지가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예인과 상품을 결합해 어떻게 브랜딩을 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bnt뉴스 윤희나 기자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