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설계 능력 확보, 원천기술 개발, 글로벌 인재 양성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59·사진)은 작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로 중·장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들었다. 확실한 주인이 생기면서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굳건히 정립하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세계 10대 건설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공사 수주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 사장은 “과도한 외형 확대와 ‘장비·인력을 쉬지 않도록 하겠다’는 명분으로 손실이 뻔한 공사수주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공사든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철강 등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거나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정 사장이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곳은 해외시장이다. 재정 부족과 성장 정체로 국내 발주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만간 국내 건설사들의 생존조건은 해외사업 수행능력이 가늠하게 될 시점이 올 것”이라며 “공사종류와 지역을 더욱 확대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덤핑수주 우려에 대해 “현대건설은 중동 플랜트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토목, 건축, 플랜트 등 다양한 공종을 선택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2010년부터 해외공사의 이익률이 국내 공사보다 오히려 높거나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초고층주택, 첨단주택, 그린주택, 맞춤형 주택 등으로 주택·건축 수요가 다양해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답게 향후 국내 주택·건축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어떤 위상을 가져야 할지도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때일수록 수요자들이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주택을 적정가격에 공급하는 데도 최선을 다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