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주식부자촌' 용산
‘증시 큰손들은 용산에 산다?’

서울 용산구 거주자들이 전국 구 단위 행정구역 중에서 가장 많은 주식(시가총액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투자 인구는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사상 처음 500만명을 넘어섰다.

22일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1751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식 투자 인구는 총 528만명으로 2010년(479만명)보다 10.2%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10.7%, 경제활동인구의 21.2%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의 54.9%는 수도권 거주자 몫이었다. 용산구 거주자가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35조3920억원으로 전국 개인투자자 시가총액의 14.4%에 달했다. 서울지역 개인투자자 시가총액 중에선 26.2%를 차지했다. 이어서 강남구(서울지역 시총의 23.5%) 서초구(10.2%) 종로구(5.4%) 순이었다.

용산구가 강남구를 뛰어넘어 최대 ‘주식부자촌’으로 등극한 것은 2010년부터다. 용산구의 주주 수는 3만7000명으로 강남구(16만명)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1인당 보유금액은 9억5700만원으로 강남구(1억9500만원)의 5배에 육박하고 2위인 종로(2억1300만원)와도 격차가 크다. 한 전문가는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은 대기업 총수들의 자택이 밀집한 ‘전통적인 부촌’으로 꼽힌다”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용산구 주식부자들에게 유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투자 인구의 1인당 보유 종목은 2010년 평균 2.9개에서 지난해 3.4개로 늘었다. 보유 금액은 6284만원에서 5338만원으로 줄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개인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포트폴리오가 슬림화됐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