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연합(EU)산 전기다리미의 판매가격이 수입 원가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소매상에 제품을 넘기는 중간상인들이 이윤을 많이 남긴 탓이란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15일부터 한 달 동안 국내에 수입된 유럽 전기다리미 41종의 가격을 유통망별로 조사한 결과 평균 3만6600원에 수입된 제품이 소비자에겐 8만4027원에 팔려 평균 유통수익률이 129.6%에 달했다고 21일 발표했다. 프랑스 테팔과 독일 로벤타를 독점 판매하는 그룹세브코리아, 네덜란드 필립스를 독점 판매하는 필립스전자 등 국내 수입업체들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제품을 넘기면서 30~50%의 수익을 남겼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원은 또 대형마트 전자전문점 등으로 바로 이어지는 2단계 판매형태와 중간상인 단계가 추가된 3단계의 백화점 판매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화점 판매가격을 100으로 잡았을 때 전문점은 99.9, 대형마트는 94.6 수준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유통구조가 단순하다고 해서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수입 전기다리미 시장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8%의 관세가 폐지됐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소비자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 발효 직전인 작년 6월까지 5만7000원이던 테팔 FV3510 모델은 9월부터 5만1200원으로 내렸다가 올해 3월 5만9090원으로 다시 올랐다. 8%의 관세혜택이 없다는 소비자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15일 5만4900원으로 약 3.7% 떨어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스마트컨슈머 사이트(smartconsumer.go.kr)에서 볼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