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산과 바다를 모두 품는 명품 생태광장 조성사업에 나섰다.

부산시는 남구 용호동 산197번지 일원 7만7536㎡에 50억원을 들여 생태광장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2000년대 초까지 한센병 환자들이 집단 거주촌을 이루었던 곳이다. 1993년 군사작전보호구역에서 해제돼 반딧불이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정산림지역 이기대 도시수변공원 남측부에 위치하고 있다.건너편에는 2003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풍부한 해양생태계 자원을 지닌 ‘오륙도’를 마주하고 있다.

생태공원은 2014년까지 조성을 목표로, 과거 한센인정착농원의 철거 및 대규모 개발로 인한 훼손을 치유하는 사업과 더불어 일제시대 잔재물인 지하 포진지를 리노베이션해 생태뮤지엄(500㎡)을 조성하게 된다.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해양생물과 육지생물의 인공 서식처를 만들어 시민을 위한 교육·문화·자연 휴식처를 제공하고, 고층 도시건물과 공존하는 전통 마을 숲도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1월 부산시의 제안에 따라 남구 등과 협력해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신청했다. 10개 지자체 중 서울과 대구와 함께 사업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달 환경부에서 실시한 현장실사 결과,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기대 등 이 지역의 풍부한 역사문화적 콘테츠와 스토리텔링 가능성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해양생태계(오륙도)와 육상생태계(이기대 도시수변공원)의 연계 가능성,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갈맷길 및 해파랑길 조성사업, 남구청의 스카이워크 설치사업 등이 조화롭게 연계돼 명품 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산시는 올해 중 공모를 통해 설계를 완료하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지역이 역사·문화·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쉼터 및 갈맷길·해파랑길과 연계된 명품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