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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산 칼럼 ] 5년마다 반복되는 '비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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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임기말엔 측근 부정부패
    큰정부 아래선 정경유착 못끊어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 객원논설위원 >
    이제 정말 지겹다. 언제까지 우리는 대통령 친인척, 측근들의 비리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가. 5년마다 주인공만 바뀐 채 똑같은 스토리를 방영하는 ‘비리(非理) 드라마’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대통령 임기 말이면 어김없이 측근들의 비리가 터져 나온다.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지역인 영일만 과 포항 출신들을 지칭하는 소위 ‘영포라인’의 최측근 실세들이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 기소됐다.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로부터 인허가 건으로 돈을 받은 혐의다. 최 전 위원장은 13차례에 걸쳐 8억원, 박 전 차관은 9차례에 걸쳐 1억6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뿐만 아니다.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로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갔다 왔고,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와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구속됐다. 김대중 정권의 경우 김홍업, 김홍걸 두 아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측근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뇌물과 비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됐었다.

    청렴과 도덕적 우위를 내세웠던 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는 각종 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도 검찰조사를 받았다.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이광재 씨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측근 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가.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역대 대통령들마다 ‘성역 없이 중단 없는 사정을 추진’했고, ‘정의와 청렴’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친인척, 측근들의 비리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역대 정권마다 친인척, 측근 비리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정부가 갖고 있는 자원배분에 대한 강제력 때문이다.

    그 권력을 쥔 사람들은 ‘조자룡이 헌 칼 쓰듯’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정부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권력자의 주변으로 몰려든다. 자유경쟁보다는 정부권력에 의존해 사업을 확장하고 각종 이권을 얻어내려고 한다.

    정부가 경제를 시장에 맡기지 않고 시시콜콜 간섭하면 사람들은 정치권이나 정부의 동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이나 정부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경우 생존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권력과 돈이 오고 간다. 정경유착이 일어나고 부정부패가 넘실거린다.

    아무리 반(反)부패입법을 하고 대통령 측근에 대한 비리수사를 강화한다고 해도 정부 권력이 줄지 않는 한 권력을 휘두르려고 하는 자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권력’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정권이 끝나기 전에 검찰과 법정에 끌려가고 쇠고랑을 차며 인생을 마감하는 대통령의 수많은 측근과 친인척들을 보고도 누군가는 또 비리를 저지르고 또 감옥에 갈 것이다.

    실제로 정부의 규제가 많고 정부가 커질수록 부정부패가 심하다는 것이 실증분석의 결과다. 불필요한 규제와 인허가가 부패를 촉진하고, 정책 입안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부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정부의 권한을 줄이며 작은 정부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의 시장개입이 커지고 정부의 권한이 커지는 큰 정부로 가는 한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5년마다 매번 역겨운 비리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될 것이다.

    국민들도 이런 ‘비리 드라마’를 더 이상 보기 싫으면 정부에 자신과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무엇인가를 배분해줄 것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으로 이런 ‘비리 드라마’를 더 이상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활과 경제 문제에 정부가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계속 커질 것이고 비리와 부정부패는 만연할 것이며, 우리는 보기 싫은 ‘비리 드라마’를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 객원논설위원 jwan@kh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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