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실물로 번지나…공장 닫고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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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버티기' 돌입
OCI,가격 폭락에 이익 급감
완공 앞둔 공장도 공사 중단
조선, 발주價 하락 '직격탄'
OCI,가격 폭락에 이익 급감
완공 앞둔 공장도 공사 중단
조선, 발주價 하락 '직격탄'
“유럽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대형 산업 현장에 밀려들고 있다.”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지난 18일 4,5 공장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 같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가 실물로 확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앞서 국내 3위 철강사인 동국제강은 지난 10일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6월10일부터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등 주요 선사들은 국내 조선사에 가격을 깎아 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가격 폭락에 OCI도 ‘백기’
OCI는 국내 태양광 기업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꼽힌다. 저품질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회사들과 달리 고품질 태양광 모듈에 필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규모는 세계 1위 미국 헴록(4만3000t)과 1000t 차이다. 독일 바커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당 80달러까지 치솟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9월 50달러로 떨어졌다. 당시만 해도 OCI는 여유가 있었다. 선두업체들의 생산원가는 ㎏당 25달러 전후로, 한창 때보다 이익은 줄었지만 손실을 걱정하진 않았다. 올초 30달러에서 지난달부터 25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버티지 못하고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OCI가 1조8000억원이 들어가는 제5공장 투자뿐 아니라 이미 투자 금액의 절반인 8000억원을 투입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4공장 공사까지 중단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OCI의 1분기 매출은 8905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18억8100만원으로 75% 급감했다.
◆후발업체 ‘버텨내기’ 게임
한국폴리실리콘, 웅진, 한화 등 태양광 후발업체들이 ‘얼마나, 어떻게 버티느냐’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형규 한국실리콘 사장은 “태양광산업이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제2공장 준공과 함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를 ㎏당 2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한국실리콘은 여수 제2공장을 증설하고 연산 1만5000t으로 생산 규모를 늘렸다.
주력인 웅진코웨이를 팔고 태양광에 집중할 뜻을 밝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원가절감 회의를 직접 챙기기 위해 매달 경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을 찾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연산 5000t 공장을 올 3월 7000t 규모로 늘렸다.
한화그룹은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제조분야 수직계열화를 만들어놓고 폴리실리콘 생산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는 “태양광 경기 위축으로 경쟁사가 줄어 1만t 생산규모를 갖추는 데 계획한 1조원보다 투자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2014년 시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선가 폭락에 속앓이
국내 조선사들은 유럽 금융위기로 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영국 해운업체 조디악마리타임은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하기 위해 국내 조선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008년 9월 8400만달러까지 올랐던 이 배의 가격은 53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조디악은 척당 5000만달러보다도 낮은 가격에 발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 역시 용선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1만3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척당 1억1500만달러에서 1억1350만달러까지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초 비슷한 크기의 선박이 1억7000만달러에 발주된 것에 비하면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윤정현/이유정 기자 hit@hankyung.com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지난 18일 4,5 공장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 같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가 실물로 확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앞서 국내 3위 철강사인 동국제강은 지난 10일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6월10일부터 포항 1후판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등 주요 선사들은 국내 조선사에 가격을 깎아 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가격 폭락에 OCI도 ‘백기’
OCI는 국내 태양광 기업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꼽힌다. 저품질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회사들과 달리 고품질 태양광 모듈에 필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규모는 세계 1위 미국 헴록(4만3000t)과 1000t 차이다. 독일 바커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당 80달러까지 치솟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9월 50달러로 떨어졌다. 당시만 해도 OCI는 여유가 있었다. 선두업체들의 생산원가는 ㎏당 25달러 전후로, 한창 때보다 이익은 줄었지만 손실을 걱정하진 않았다. 올초 30달러에서 지난달부터 25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버티지 못하고 투자를 중단키로 했다.
OCI가 1조8000억원이 들어가는 제5공장 투자뿐 아니라 이미 투자 금액의 절반인 8000억원을 투입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4공장 공사까지 중단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OCI의 1분기 매출은 8905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018억8100만원으로 75% 급감했다.
◆후발업체 ‘버텨내기’ 게임
한국폴리실리콘, 웅진, 한화 등 태양광 후발업체들이 ‘얼마나, 어떻게 버티느냐’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형규 한국실리콘 사장은 “태양광산업이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제2공장 준공과 함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를 ㎏당 2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한국실리콘은 여수 제2공장을 증설하고 연산 1만5000t으로 생산 규모를 늘렸다.
주력인 웅진코웨이를 팔고 태양광에 집중할 뜻을 밝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원가절감 회의를 직접 챙기기 위해 매달 경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을 찾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연산 5000t 공장을 올 3월 7000t 규모로 늘렸다.
한화그룹은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제조분야 수직계열화를 만들어놓고 폴리실리콘 생산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는 “태양광 경기 위축으로 경쟁사가 줄어 1만t 생산규모를 갖추는 데 계획한 1조원보다 투자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2014년 시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선가 폭락에 속앓이
국내 조선사들은 유럽 금융위기로 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영국 해운업체 조디악마리타임은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하기 위해 국내 조선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008년 9월 8400만달러까지 올랐던 이 배의 가격은 53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조디악은 척당 5000만달러보다도 낮은 가격에 발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 역시 용선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1만3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척당 1억1500만달러에서 1억1350만달러까지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초 비슷한 크기의 선박이 1억7000만달러에 발주된 것에 비하면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윤정현/이유정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