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이럴 때 시장과 거꾸로 가는 ‘청개구리’ 금융투자상품이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코스피200 지수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투자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청개구리 금융투자상품이다. 최근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는 ‘키’를 쥔 외국인들도 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는 분위기다.

◆급락장에서 높은 수익률

인버스 ETF는 코스피200 지수와 음(-)의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도록 설계된 금융투자상품이다. 지수가 오르면 수익률이 하락하고, 반대로 떨어지면 오르는 구조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개별 주식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버스 ETF는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돼 급격한 조정을 받았던 지난해 8~10월 이미 한 차례 높은 수익률을 보여줬다. 코스피200 지수가 이 기간에 16.85% 하락하는 동안 KODEX 인버스는 16.73%, TIGER 인버스는 15.86% 각각 상승했다.

이번 조정장에서도 인버스 ETF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5월 들어 지난 17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6.89% 하락하는 사이 KODEX 인버스는 8.06% 수익을 올렸다.

◆높아지는 외국인 투자비중

주목되는 것은 최근 장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버스 ETF 투자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피 추가 하락 쪽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도 단기적으로 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여봄직하다는 권유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KODEX 인버스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이달 초 6.68%에 불과했지만, 지난 17일에는 8.35%로 증가했다.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1월27일의 2.42%와 비교하면 수직상승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반대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면서 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레버리지ETF에 대해서는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4.98%였던 KODEX 레버리지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 17일 1.47%로 감소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버스 ETF에 대한 최근 외국인의 ‘식욕’을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전반의 스탠스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ETF를 활용하는 외국인들이 단기적이고 선행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200 추종형과 인버스 병행투자해야

유럽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 코스피 추가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인버스 ETF는 지금 투자하더라도 당분간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해외주요 선진국들의 공조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지수가 언제든지 반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일반ETF와 레버리지 ETF, 그리고 인버스 ETF를 적절히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 추종형과 인버스 ETF를 함께 투자하면서 시장상황 변동에 따라 각 상품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게 낫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정보기술(IT), 자동차 관련 섹터 ETF에도 관심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