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3D페어ㆍ월드 IT쇼] 영화관 나와 일상 파고든 3D…"스마트폰으로 입체영상 찍어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3D(3차원) 영상을 찍을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일반인들도 일상 생활에서 3D 기술을 사용하게 됐군요.”(김영석 씨·24)

18일 폐막한 2012 서울 국제 3D페어·월드 IT쇼는 스마트폰과 저가형 디지털카메라로 개인들도 3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LG가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옵티머스3D 휴대폰을 내놓은 데 이어 중소 IT업체 에스칩스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에 삽입해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칩을 선보였다. 거리와 제스처를 인식해 피사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3D반도체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에 두 개의 렌즈를 장착하고 이 칩으로 구동시키면 일반인들도 3D 영상을 제작해 3DTV나 무안경 3D패널 등으로 볼 수 있다. 이 칩의 가격은 수만원대에 불과하다. 수천만원짜리 3D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도 3D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변대섭 에스칩스 상무는 “행사 기간에 중소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3D 기술이 영화관을 벗어나 일상 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일반인이 3D 영상을 손쉽게 제작하고 기업들은 상품 개발과 마케팅 등에 3D 기술을 활용하게 됐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는 3D 프린터, 마케팅 단계에서는 3D 광고가 각각 주목받고 있다.

씨이피테크와 한국기술은 미국 3D시스템의 3D 프린터를 나란히 선보였다. 3D 프린터는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실물 모형(목업)을 단시간 내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계다. 3차원 모형의 설계도만 집어넣으면 각종 피규어와 완구, 주방기기 등 어떤 형상이든 만들어낸다.

완성된 모형은 부품별로 따로 움직일 만큼 정교하다. 자동차 모형은 바퀴도 움직인다. 재질 역시 플라스틱과 금속, 석고 등 다양하다. 색깔은 6가지. 이 3D 프린터는 재질과 크기에 따라 10여종이 나왔다. 가격은 3000만~3억원 수준.

씨이피테크 관계자는 “3D 프린터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00대 정도”라며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부스에 있는 각종 모형을 살펴본 직장인 김영우 씨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쉽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은 스마트폰용 3D 광고를 제작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조지아 캔커피 브랜드를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으로 터치해 360도 회전시키며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모바일 광고가 SMS(문자메시지)나 띠배너 형식으로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 광고는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다. 2D 광고에 비해 인지도와 몰입도도 높다. 3D안경이나 3DTV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사용 중인 PC나 모바일폰에서 즐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쓰리디코어는 창덕궁에 관한 3D 홍보영상물을 선보였다. 소실된 부분을 복원해 옛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의 3D 광고 제작 분야로도 진출할 것”이라며 “3D 광고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