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불안감에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약 5개월만에 처음으로 장중 1800선을 밑돌았고 원·달러환율은 1170원대를 돌파했다.

18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3.16포인트(2.34%) 떨어진 1802.08을 기록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불안과 경제 지표 부진에 1% 이상 하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로 한단계 하향했다.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0.1% 하락했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7만건으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급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1800대에서 지지를 받는 듯 했으나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이 불어나면서 결국 1700대로 떨어졌다. 지수는 장중 1791포인트까지 미끄러졌지만 하락세가 다소 완화돼 현재는 1800선을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외국인은 221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1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고 있다. 전체 프로그램도 241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차익거래를 통해서는 1346억원,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는 1068억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기관은 348억원, 개인은 22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모든 업종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비금속광물, 은행이 3% 이상 빠지고 있다. 증권, 유통업, 전기전자, 운수창고, 종이목재, 운수장비, 기계, 건설업, 철강금속, 제조업 등도 2%대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미끄러지고 있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에서는 삼성생명, LG화학 두 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주가가 뒤로 밀리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3.03% 빠져 110대로 내려갔다.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현대중공업, 신한지주도 2~3%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락해 450대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현재 전날보다 11.96포인트(2.55%) 하락한 456.17을 기록 중이다.

개인이 20억원, 외국인이 2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기관은 2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뒤로 밀리고 있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에서는 셀트리온 홀로 오르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어 의미있는 반등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시가 추가 하락하면 미리 조정받아 가격 매력이 큰 종목과 수급 개선 조짐이 보이는 종목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단기 매매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또 중장기 관점에서는 우량 중형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5개월만에 1170대로 진입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5원(1.02%) 오른 1174.7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