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긴축 재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에 나섰으나 유로존 사태 여파로 루피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을 인용, 정부가 경제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날 무커지 장관은 상원에 출석해 “유로존 사태가 진정되면 (외환 및 증권시장의) 하락세도 개선될 것” 이라며 “경제성장률 둔화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긴축정책을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달러당 루피화 환율은 이날 54.49 루피까지 올랐다. 루피화 가치는 작년 12월15일 이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오후 한때 1.89%나 하락했다.

인도 야권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야권은 환율 추세가 심각한 국제수지 문제가 일어났던 1991년 당시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사태는 물론 물가 상승,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등 인도 국내문제가 겹치면서 인도 외환 및 증권 시장 불안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도 지난달 도매물가지수(WPI)는 전달 대비 7.23% 상승했다. 지난 3월의 6.89%와 전문가 예상치 6.67%를 크게 웃돈 것이다.

인도는 2011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1.5%포인트 추락한 6.9%에 그치자 기준금리를 연 8.5%에서 8.0%로 인하하면서 경기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물가가 곧바로 반등한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로버트 프라이어 완데스포드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정부가 물가 부담을 안고도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