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들이 좀 더 여성스러워보이는 게 좋아요. 입고 다닐 수 있게 만든 것도 포인트죠.”

프랑스 패션 브랜드 뮈글러(MUGLER)의 니콜라 포미체티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 지난 16일 저녁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의 오프닝쇼를 마친 뒤 “몸매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소재와 실루엣을 활용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뮈글러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최근 ‘가수 레이디 가가의 드레스’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

뮈글러뿐 아니라 이번 페스티벌에 무대를 올린 브랜드마다 올 가을·겨울 트렌드로 ‘여성미’를 앞세웠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코스튬내셔널’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시폰으로 블라우스를, 몸에 착 감기는 가죽으로 치마를 만들었고, 싱가포르 패션 브랜드 ‘라울’은 오렌지 블루 등 선명한 색깔로 롱드레스 등 여성스러운 옷을 선보였다.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은 싱가포르관광청 등 정부기관과 머큐리 아우디 등 민간기관이 함께 기획한 싱가포르 최대의 패션쇼로 ‘아시아 패션 익스체인지(AFX)’라는 이름으로 3년째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의 공동 주최 측인 싱가포르텍스타일패션연맹의 베니 푸아 회장은 “여론조사기관인 PwC에 따르면 2015년엔 아시아 패션산업 규모가 10조5000억싱가포르달러(1경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된 만큼 앞으로 싱가포르에선 전략적으로 아시아의 패션 중심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아시아엔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AFX의 창립자인 콜린 맥도웰은 “이미 유럽과 미국은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패션산업 경쟁력과 잠재력은 모든 패션 브랜드의 관심이자 타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해외 진출의 발판

해외 진출을 돕는 ‘블루프린트’ 행사에 참가한 한국인 디자이너도 지난해(8개 팀)보다 늘었다. 그레이스 레이먼트, 뎁, 소울팟 스튜디오, 타리, 허환 시뮬레이션 등 여성복 브랜드 5개와 디그낙, 언바운디드 어위 등 남성복, 가방 브랜드 로사케이와 신발 브랜드 슈콤마보니, 주얼리 브랜드 H.R 등 10개 팀이 참여했다.

블루프린트는 전 세계의 바이어들이 트레이드 패션쇼를 본 뒤 부스를 돌아보면서 직접 제품을 사가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행사다. 전 세계 150여개 브랜드가 부스를 마련했다. 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특히 슈콤마보니는 AFX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온라인 주문시스템 ‘퓨처패션나우’의 무대에 제품을 올리게 됐다. 19일 오후 6시에 오차드거리 텐트 안에서 패션쇼를 여는데, 이 장면이 온라인(www.futurefashionnow.com)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싱가포르=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