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의 '재발견'…조정장서 매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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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서도 IPO 가능…우량기업 합병 기대감 커져
▶ 마켓인사이트 5월17일 오전 9시15분 보도
증시 침체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외면을 받았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량기업 합병 기대감이 높아진 스팩에 주가 상승 모멘텀이 생겨서다. 비상장 우량기업들도 유럽 리스크 부각으로 조정장이 계속되자 스팩과의 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자금 주가에 영향 안받아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증권사 스팩이 최근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을 논의 중이며 최종 논의에 들어갔다. 그간 비상장 기업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왔던 이 스팩은 주식시장이 불안하다는 점을 오히려 부각시켜 합병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팩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약세장에 휘둘리지 않고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스팩은 공모자금 대부분을 합병 이전까지 고스란히 보유한다. 이 공모자금은 현재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 상태에서 이자도 발생하고 있다.
스팩과 합병해 상장하면 기업은 스팩에 유보된 자금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적게는 100억원가량(부국퓨쳐스타즈스팩)에서 많게는 875억원(대우증권스팩)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수조원 이상인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적절한 덩치의 스팩을 골라 잡아 상장하면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스팩의 투자 메리트도 커졌다. IPO 시장이 위축되면 반대로 스팩에 우량기업이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스팩 합병의 유일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하이비젼시스템은 작년 9월 유럽의 신용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이트레이드증권 스팩과 합병했다. 하이비젼시스템같이 투자자가 선호할 만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하면 해당 스팩의 주가는 크게 상승할 여지가 생긴다.
물론 기업이 스팩과 합병할 때도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주가가 떨어지면 비상장 기업의 가치 또한 낮아지고 이로 인해 합병비율이 불리해진다.
하지만 대주주가 지분 희석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 당초 계획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하나대투증권의 스팩 실무자인 황재문 과장은 “대주주 지분이 많아 지분 희석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기업은 주가가 조정받을 때 스팩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IPO 추진기업, 주가 하락에 ‘비상’
최근 주가 하락으로 IPO에 나선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비교 대상이 되는 경쟁사의 주가가 낮아지면 공모가 산정 시 불리해지고, 이로 인해 공모자금이 예상 규모를 밑돌 수 있어서다.
특히 규모가 큰 현대오일뱅크 산은금융지주 등은 공모가가 1~2%만 조정돼도 공모액이 몇 백억원씩 왔다갔다해 시장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모주는 청약 미달 리스크도 있다. 상장 기업의 유상증자 사례이긴 하지만 지난 14일 디오텍의 일반공모에서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약경쟁률은 0.26 대 1에 불과했다. 비슷한 성격의 자금이 공모주에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IPO 청약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리스크로 인한 조정장이 지속될 경우 상장 일정을 늦추거나 내년으로 연기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증시 침체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외면을 받았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량기업 합병 기대감이 높아진 스팩에 주가 상승 모멘텀이 생겨서다. 비상장 우량기업들도 유럽 리스크 부각으로 조정장이 계속되자 스팩과의 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자금 주가에 영향 안받아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증권사 스팩이 최근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을 논의 중이며 최종 논의에 들어갔다. 그간 비상장 기업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왔던 이 스팩은 주식시장이 불안하다는 점을 오히려 부각시켜 합병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팩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약세장에 휘둘리지 않고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스팩은 공모자금 대부분을 합병 이전까지 고스란히 보유한다. 이 공모자금은 현재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 상태에서 이자도 발생하고 있다.
스팩과 합병해 상장하면 기업은 스팩에 유보된 자금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적게는 100억원가량(부국퓨쳐스타즈스팩)에서 많게는 875억원(대우증권스팩)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수조원 이상인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적절한 덩치의 스팩을 골라 잡아 상장하면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스팩의 투자 메리트도 커졌다. IPO 시장이 위축되면 반대로 스팩에 우량기업이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스팩 합병의 유일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하이비젼시스템은 작년 9월 유럽의 신용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이트레이드증권 스팩과 합병했다. 하이비젼시스템같이 투자자가 선호할 만한 기업이 스팩과 합병하면 해당 스팩의 주가는 크게 상승할 여지가 생긴다.
물론 기업이 스팩과 합병할 때도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주가가 떨어지면 비상장 기업의 가치 또한 낮아지고 이로 인해 합병비율이 불리해진다.
하지만 대주주가 지분 희석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 당초 계획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하나대투증권의 스팩 실무자인 황재문 과장은 “대주주 지분이 많아 지분 희석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기업은 주가가 조정받을 때 스팩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IPO 추진기업, 주가 하락에 ‘비상’
최근 주가 하락으로 IPO에 나선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비교 대상이 되는 경쟁사의 주가가 낮아지면 공모가 산정 시 불리해지고, 이로 인해 공모자금이 예상 규모를 밑돌 수 있어서다.
특히 규모가 큰 현대오일뱅크 산은금융지주 등은 공모가가 1~2%만 조정돼도 공모액이 몇 백억원씩 왔다갔다해 시장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모주는 청약 미달 리스크도 있다. 상장 기업의 유상증자 사례이긴 하지만 지난 14일 디오텍의 일반공모에서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약경쟁률은 0.26 대 1에 불과했다. 비슷한 성격의 자금이 공모주에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IPO 청약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리스크로 인한 조정장이 지속될 경우 상장 일정을 늦추거나 내년으로 연기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