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가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손실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수사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회사 사라토가캐피털매니지먼트가 JP모건과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더글러스 브라운스타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 한 명도 맨해튼 연방법원에 주주대표 소송을 냈다.

사라토가캐피털은 다이먼 CEO와 브라운스타인 CFO가 지난 4월13일 콘퍼런스콜에서 거액의 손실을 입은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다이먼 CEO는 JP모건이 손실 가능성이 높은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소한 일 때문에 큰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5월10일 그는 이 거래로 2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인정했다.

사라토가캐피털은 “콘퍼런스콜이 있던 4월13일부터 다이먼 CEO가 투자손실을 인정한 5월10일 사이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투자자 한 명도 JP모건 경영진이 위험한 거래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손실을 은폐했다며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JP모건 경영진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상원에 출석해 JP모건 사건에 대한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FBI는 투자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와 내부 감독 소홀로 인한 배임혐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미국 투자은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월가의 족집게’로 통하는 메러디스 휘트니 휘트니그룹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JP모건이 실패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투자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 주장은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정치권도 금융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하원 관련 상임위원회에서는 조만간 JP모건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JP모건 사태는 월가 개혁과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한편 JP모건의 손실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JP모건의 투자 손실액이 30억달러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