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17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전국중소기업인대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 “같은 행사에 두 번 이상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행사엔 5년 연속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모범 중소기업인 및 근로자 등 산업 발전에 기여한 중소기업 유공자 476명에 대해 포상을 수여하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중소기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산업부문 최고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은 고졸 출신으로 국내 최고 정밀 사출성형기 업체를 일군 김익환 우진프라임 사장(54)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서도산업 한재권 회장(57), 공무원 출신으로 법정관리 업체를 인수해 국내 유수의 금속표면처리 업체로 만든 방효철 삼우금속공업 회장(68)에게 돌아갔다.

○사출성형기 시장서 우뚝

김 사장은 27년 동안 정밀 사출(射出)성형기 제조라는 한우물만 파온 전형적인 전문 중소기업인이다. 사출성형기란 밀가루 반죽으로 붕어빵을 찍듯, 플라스틱 원료인 수지를 금형 안에 쏘아넣어 플라스틱 틀을 만드는 기계다.

충북 충주 출신인 김 사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생업에 뛰어 들었으며 1985년 영등포 물래동 임대공장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로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1988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 전용 사출성형기를 만들면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은 대기업들도 사출성형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종업원 260명, 매출 1067억원(2010년 기준)의 견실한 기업이다. 김 사장은 불혹이 넘어 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성균관대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법정관리 업체 일으켜 세우다

방 회장은 지방법원 직원으로 근무하던 1970년 법정관리 상태의 회사를 인수해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금속표면처리 업체로 일궜다. 현재 3000여종의 군수용 부품을 가공하고 있으며 삼성테크윈, 한국우주항공산업, 대한항공 등에 항공기 부품을 제조 납품하고 있다. 매출 대비 6%를 연구개발 자금으로 투자해 30여건의 신기술을 개발했다. 수입대체와 국내 도금기술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저한 안전교육으로 지난 1월28일 현재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무재해 29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일자리 신화’로 주목

손수건과 머플러, 스카프, 우산·양산, 장갑 등을 생산하고 있는 서도산업의 한 회장은 ‘일자리 신화’의 주인공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외환위기 때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단 한명의 인원 감축없이 고용을 유지했으며, 최근 4년 동안엔 정부의 고용정책에 적극 참여해 취약계층에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한 결과 종업원 수가 두 배 이상(301→774명)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의 나눔은 일자리 제공이라는 철학아래 정규직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정년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1996년 ‘재단법인 서도장학재단’을 설립, 영남대 등 지역 12개 대학에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