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이 귀띔하는 '삼성 입사 필살기'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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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ㆍ인성ㆍ감수성…삼성 입사에 꼭 필요한 세 가지
'꺽기도' 아닌 '적기도' 추천…위기마다 '인생노트' 써라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하나인 '삼성'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서울대ㆍ고대ㆍ연대(SKY)졸업장, 우수한 학점, 900점 이상의 토익실력 등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 세계 37만 명의 삼성그룹 임직원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부사장)은 예상 외의 세가지를 삼성 입사의 필사기로 꼽는다. '전문성' '인성' '영성'(감수성) 이 그 세 가지다.
신 부원장은 16일 삼성그룹 '열정낙서' 열번째 강연의 강사로 나서 "전문성이란 내 관심 분야의 지식, 인성은 인간의 기본 됨됨이, 영성은 창조성ㆍ상상력" 이라며 "이를 갖추면 삼성에 틀림없이 입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열등감 투성이였던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아버지는 병으로 쓰러진데다 무허가 주택에 살아야 할 지경이 되자 '내 인생이 완전히 무너지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하루 16시간씩 공부만 했다. 시험에 나올 내용이라면 닥치는 대로 외웠다. 재수 초기 바닥이던 성적이 서서히 올라 법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선 공부보다 동아리 활동에 빠져 결국 고시 낙방의 쓴 잔을 맛보고 홧김에 결혼을 하게 됐다고. 신 부원장이 매긴 자신의 인생 1막 점수는 C+였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에 입사했지만 고난의 연속이었다. 인사과에 배정받은 그의 신입사원 시절은 '3피'였다. 일이 너무 많아 걸핏하면 코피가 났고 선배들의 커피 심부름과 복사(카피)가 주업무였던 것.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건 제약사업본부에 일할 때. 약사 직원들이 이야기하는 업무 내용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자 오기가 발동한 신 부원장은 모든 업무문서를 깡그리 외워버려 약사들을 놀라게 했다. 그 뒤로 그가 얻은 별명은 '잡사가' 였다. '회사 일이라면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입사 10년 차 첫 해외 출장길에서 영어 한마디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신 부사장은 이번엔 '영어를 마스터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1년간 삼성의 지역전문가로 미국에 머물며 영어를 익힌 결과 유창한 영어로 강연을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신 부원장은 "삼성에서의 인생 2막 점수는 B+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에서 B+ 인생 역전의 비결을 '꾸준한 교육'으로 꼽았다. "못살던 나라 대한민국과 보잘것없던 회사 삼성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야 말로 교육이다"고 역설했다. "
신 부원장은 "오늘(5월 16일)의 의미는 오(5)늘부터 하루 16시간씩 열심히 하자는 것" 이라며 "28청춘도 하루에 16시간씩 노력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유행하는 '꺽기도' 대신 '적기도'를 추천한다"며 자신의 인생 필살기인 '인생 노트 쓰기'도 추천했다. 그는 "지금까지 약 3만 페이지의 노트를 써왔다" 며 "인생 노트를 통해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 각오를 다졌다"고 소개했다.
신 부원장은 "앞으로 10만 페이지의 노트를 쓰는게 꿈" 이라며 "남은 인생 3막에선 반드시 A+를 받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