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짙은 대외 불확실성에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해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유럽 불안감에 하락해 4개월만에 1900선을 밑돌았다. 지수는 장중 188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장 후반 기관이 매수세로 전환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184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10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쳤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 실패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는 일단 과도정부를 구성한 뒤 다음달 17일에 2차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된 점은 증시를 지탱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5월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29로,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17.09으로 시장 전망치 8.50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4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시전문가들은 금융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추세 하락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무게가 실린다며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것을 권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현재 증시가 흔늘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유로존 재정위기지만 본질은 금융위기 뒤에 전개되는 경기 위험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분기에 유로존의 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이 가동되면서, 안도 랠리가 펼쳐졌지만 이후 경기위험이 완화되는 신호가 보이지 않아 국제 주식시장이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주식시장이 실물 경기침체를 반영한 2차 하락기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 의해 글로벌 경기모멘텀이 개선되고 있어 체감하기는 힘들지만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안정세를 지속해 물가 압력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낮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오 팀장은 "삼성전자와 자동차를 제외한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부근까지 하락했다"며 "적어도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 팀장도 "1930선 이하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와 유로존 모두에게 더 많은 비용 지불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며 결국 정치적 협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심 팀장은 "오는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정치적 일정을 통해 독일과 프랑스의 정책 공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지수 PBR은 2008년 이후 역사적 두번째 저점"이라며 "이미 위기 상황을 상당 부분 반영해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