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3D페어] 동화 속 캐릭터가 톡톡 눈앞에…"엄마, 만져봐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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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공룡 몸 속으로…실감나는 3D 해부실습
입체영상·증강현실 활용…차세대 교육콘텐츠 인기
입체영상·증강현실 활용…차세대 교육콘텐츠 인기
“자, 이번엔 개구리 몸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피부막을 지나 혈관들 사이로 보이는 게 심장이에요. 이걸 떼어내고 안으로 더 들어가면 간과 쓸개가 나오죠. 이번엔 한 바퀴 회전시켜 뒤에서 들여다 볼게요.”
3D(입체) 기술이 해부학 수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3D페어의 차세대 콘텐츠 미래비전관에서는 3D 영상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흔히 보는 동물과 구석기 공룡의 뼛속까지 들어가 볼 수 있고 과학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작은 카메라에 갖다 대기만 하면 책 속의 나비가 화면에서 날갯짓을 하며 돌아다니거나 병아리가 알에서 깨 닭으로 자라났다.
유아용 3D 교육 콘텐츠도 눈길을 끌었다. 동화 속 캐릭터가 스마트 패드에서 튀어나오는 뽀조팝 동화, 영어와 스포츠 체험교실, 동식물 100여종이 살아 움직이는 생태도감은 책을 읽으면서 가상 현실을 직접 체험하는 ‘홈 러닝’의 진가를 확인시켜줬다.
가장 인기를 끈 건 미국 사이버아나토미사가 개발한 3D해부실습 프로그램 ‘사이버사이언스’. 이 소프트웨어는 바닷가재, 소, 돼지, 해파리, 고양이, 불가사리 등 동물부터 인간의 신경세포, 적혈구, 백혈구, 난자와 정자, 혈관, 치아의 속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빙하, 화산, 우주 행성과 기계까지 100여개의 가상 모델이 클릭만 하면 눈 앞으로 툭 튀어나왔다.
가상 모델의 해부 구조를 투명 모드에서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 데다 자유자재로 확대·축소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전자칠판, 특수 광학 스크린과 결합해 ‘3D메가존 학습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전국 초ㆍ중ㆍ고교에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말 성남동초등학교에 처음 보급된 이 3D교육 시스템은 입소문을 타고 대전, 천안, 경기 지역으로 퍼져 올해만 16개 학교에 도입됐다.
해부학 수업를 지켜보던 프랭크 응 싱가포르 이인스트루먼트사 매니저는 “아직 싱가포르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본 적이 없다”며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환호할 만한 킬러 콘텐츠”라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밸리시 교육위원회가 2010년부터 2년 동안 초ㆍ중ㆍ고 4개 학교 8개 학급을 대상으로 3D 콘텐츠 활용 시범수업을 실시한 결과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에도 오랫동안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D 수업에 참여한 고등학생들 중 76%가 기존 수업보다 3D콘텐츠 활용 교육을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3D 시범 수업 참여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생물 시험에서 11% 이상 높은 점수를 얻었다.
유럽 7개국에서 실시한 3D 시청각 교육 연구에서도 3D 학습 집단의 점수가 2D 학습 집단의 점수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교과서는 전국 50여개교에서 수업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지형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콘텐츠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은 “3년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개발한 증강현실 학습 기술은 10개 기업에 15억원 가까이 이전됐다”며 “최근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4개국에 수출하는 쾌거도 이뤘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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