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튼의 세계] 존 버치 미국면화협회 수석부사장 "기술 뛰어난 한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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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가격경쟁력까지…글로벌화 큰 기회"
한국은 美원면 최대 수입국
FTA발효로 관세 8% 면제돼 한국기업 미국진출 급증추세
면은 친환경인데다 가볍고 튼튼…유일한 단점은 싸다는 것 뿐
캐주얼서 명품까지 다양화 주력
한국은 美원면 최대 수입국
FTA발효로 관세 8% 면제돼 한국기업 미국진출 급증추세
면은 친환경인데다 가볍고 튼튼…유일한 단점은 싸다는 것 뿐
캐주얼서 명품까지 다양화 주력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면 가공 능력이 가장 탁월합니다.”
‘코튼데이 2012’를 맞아 최근 방한한 존 버치 미국면화협회(Cotton Council International)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단일 국가로 미국 원면(가공하지 않은 솜)을 수입해가는 가장 큰 수출국이자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갖춘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수입한 면화의 46%가 미국산이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면화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국내 섬유업체들이 미국 원면을 들여와 가공, 다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경우 그 전에 물던 8%의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그동안 면을 가공하는 제품력이 뛰어났던 데 비해 중국과 동남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한·미 FTA 발효 이후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는 한국 섬유업체들에 두 가지 면에서 기회라고 그는 강조했다. 버치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는 점이 한 가지라면 다른 한 가지는 한국 면화 시장 자체가 글로벌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력을 접해볼 수 없었던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중국 대만 등 다른 나라의 사업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섬유를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회라는 얘기다.
그는 중국산 섬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며 “한·미 FTA가 한국 기업에 기회인 것이 중국 기업에 위기는 아니다”고 했다. 중국 기업이 만드는 섬유와 한국 기업이 만드는 섬유가 다른 분야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기술력으로 봤을 때 아주 얇은 실을 뽑아내서 품질이 좋은 섬유를 만드는 한국 기업들에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버치 수석부사장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최대 면화판매협동조합인 캘콧(Calcot)의 부사장도 겸하고 있는 그는 1985년부터 한국을 자주 찾았다. 1976년 캘콧의 수출 담당 사원으로 입사한 뒤 수출부 담당 관리자를 맡았기 때문이다. 1983년에는 영업부서로 승진 발령이 나 3년 동안 국제금융 담당자로 일했다. 1990년에는 캘콧 수출부 부사장으로, 2003년엔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1976년부터 한국 일본 등을 돌아다니면서 미국 면화 수출 일을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서울은 경제적으로 몰라볼 정도로 크게 발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11번째 열린 ‘코튼데이 2012’를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미국 면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인데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와 맞물려 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같아 기쁘다”며 “면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미국코튼마크’가 점점 더 신뢰를 구축해갈 수 있도록 미국면화협회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면화협회는 1956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전 세계 45개국에서 면의 우수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0% 순면이면서 50% 이상 미국 면을 사용한 제품에 미국코튼마크를 붙이고 있다.
그는 면의 품질을 높이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 방직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 미국면화협회의 주요 업무라고 설명했다. 속건흡습(빨리 마르고 땀은 잘 흡수하는 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2가지 첨단기술 ‘위킹 윈도’(표면에 첨단 패턴 처리를 하는 면 가공 방식)와 ‘트랜스 드라이’(실의 꼬임을 활용하는 면 가공 방식) 기술을 개발, 국내 업체들에 전수하고 있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위킹 윈도나 트랜스 드라이 같은 면 가공 기술은 5년 내지 10년 정도 장기간 연구·개발해야 하는 최첨단 기술”이라며 “지금도 기존 기술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면화협회 계열사인 CI(코튼 인코퍼레이티드)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의 장점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환경 친화적이고 다용도로 입을 수 있고 가벼운 데다 튼튼하고…. 장점이 너무 많아 다 얘기할 수 없다”며 웃었다. 그래도 단점이 있지 않느냐고 묻자 고민하던 버치 수석부사장은 “값이 싸다는 게 단점일 뿐 장점밖에 없는 섬유”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미국면화협회 입장에서는 기회인지 궁금했다. 그는 이에 대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다변화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중저가 제품뿐 아니라 오가닉코튼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구성을 늘려 가는 것이 향후 면화 시장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미국면화협회를 이끌면서 앞으로 캐주얼 의류뿐 아니라 정장, 패스트패션, 명품으로 불리는 하이패션 등으로 분야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코튼데이 2012’를 맞아 최근 방한한 존 버치 미국면화협회(Cotton Council International)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단일 국가로 미국 원면(가공하지 않은 솜)을 수입해가는 가장 큰 수출국이자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갖춘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수입한 면화의 46%가 미국산이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면화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국내 섬유업체들이 미국 원면을 들여와 가공, 다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경우 그 전에 물던 8%의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그동안 면을 가공하는 제품력이 뛰어났던 데 비해 중국과 동남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한·미 FTA 발효 이후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는 한국 섬유업체들에 두 가지 면에서 기회라고 그는 강조했다. 버치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는 점이 한 가지라면 다른 한 가지는 한국 면화 시장 자체가 글로벌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력을 접해볼 수 없었던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중국 대만 등 다른 나라의 사업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섬유를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회라는 얘기다.
그는 중국산 섬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며 “한·미 FTA가 한국 기업에 기회인 것이 중국 기업에 위기는 아니다”고 했다. 중국 기업이 만드는 섬유와 한국 기업이 만드는 섬유가 다른 분야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기술력으로 봤을 때 아주 얇은 실을 뽑아내서 품질이 좋은 섬유를 만드는 한국 기업들에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버치 수석부사장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최대 면화판매협동조합인 캘콧(Calcot)의 부사장도 겸하고 있는 그는 1985년부터 한국을 자주 찾았다. 1976년 캘콧의 수출 담당 사원으로 입사한 뒤 수출부 담당 관리자를 맡았기 때문이다. 1983년에는 영업부서로 승진 발령이 나 3년 동안 국제금융 담당자로 일했다. 1990년에는 캘콧 수출부 부사장으로, 2003년엔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1976년부터 한국 일본 등을 돌아다니면서 미국 면화 수출 일을 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서울은 경제적으로 몰라볼 정도로 크게 발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11번째 열린 ‘코튼데이 2012’를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미국 면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인데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와 맞물려 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같아 기쁘다”며 “면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미국코튼마크’가 점점 더 신뢰를 구축해갈 수 있도록 미국면화협회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면화협회는 1956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전 세계 45개국에서 면의 우수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0% 순면이면서 50% 이상 미국 면을 사용한 제품에 미국코튼마크를 붙이고 있다.
그는 면의 품질을 높이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 방직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 미국면화협회의 주요 업무라고 설명했다. 속건흡습(빨리 마르고 땀은 잘 흡수하는 기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2가지 첨단기술 ‘위킹 윈도’(표면에 첨단 패턴 처리를 하는 면 가공 방식)와 ‘트랜스 드라이’(실의 꼬임을 활용하는 면 가공 방식) 기술을 개발, 국내 업체들에 전수하고 있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위킹 윈도나 트랜스 드라이 같은 면 가공 기술은 5년 내지 10년 정도 장기간 연구·개발해야 하는 최첨단 기술”이라며 “지금도 기존 기술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면화협회 계열사인 CI(코튼 인코퍼레이티드)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의 장점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환경 친화적이고 다용도로 입을 수 있고 가벼운 데다 튼튼하고…. 장점이 너무 많아 다 얘기할 수 없다”며 웃었다. 그래도 단점이 있지 않느냐고 묻자 고민하던 버치 수석부사장은 “값이 싸다는 게 단점일 뿐 장점밖에 없는 섬유”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미국면화협회 입장에서는 기회인지 궁금했다. 그는 이에 대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다변화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중저가 제품뿐 아니라 오가닉코튼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구성을 늘려 가는 것이 향후 면화 시장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치 수석부사장은 미국면화협회를 이끌면서 앞으로 캐주얼 의류뿐 아니라 정장, 패스트패션, 명품으로 불리는 하이패션 등으로 분야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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