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그리스 불안감 확산에 급락…다우 0.98%↓

뉴욕증시가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락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5.25포인트(0.98%) 내린 1만2695.35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04포인트(1.11%) 하락한 1338.35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31.24포인트(1.06%) 떨어진 2902.58을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최근 9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8일동안 약세를 나타내며 지난 1월말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고, S&P500지수도 지난 2월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주요 당 지도자를 만나 마지막 연정 구성을 촉구했으나 제 2당인 급진자파연합(시리자)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이 자리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스가 이틀 안에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내달 총선을 다시 치뤄야 한다.

시장에서는 재선거를 치루게 되면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걸고 있는 시리자가 제 1당으로 올라설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정치권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그리스의 긴축 불이행에 따른 구제금융 중단과 디폴트 선언,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탈퇴 가능성 등이 대두되고 있다.

헌팅턴자산운용의 매들린 매트록 매니저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불안이 고조되면서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글로벌 경기 지표도 불안했다. 3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부진했다.

중국 지표도 저조했다. 중국의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9.3%로, 2009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3월보다 2.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20억달러 파생상품 손실을 입은 JP모건 체이스는 3.17% 하락했다. 피치는 파생상품 손실을 이유로 지난 11일 JP모건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한 바 있다. 뱅크오브어메리카(BOA)도 2.65% 내렸다.

반면 야후는 스캔들에 휩싸인 최고경영자(CEO) 스캇 톰슨의 사임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2.04% 상승했다. 베스트바이도 창업자인 리처드 슐츠 회장의 퇴진 소식에 1.45% 올랐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35달러(1.4%) 내린 배럴당 94.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