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나올 때마다 옵션 값 상승…
신형 싼타페 구매자, '블루링크' 쓸려면 160만원 내야

최근 국산차에 첨단 신기술이 늘어나고 편의 기능이 향상되면서 옵션 가격이 덩달아 비싸지고 있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내수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옵션 값이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동일한 옵션의 신사양 추가 및 패키지 상품(묶음 판매) 방식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신차 'K9'에 BMW, 아우디 등 독일차 수준의 고급 사양을 대폭 적용했다. 하지만 옵션 가격이 비싼 탓에 차값을 올려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아차가 K9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가장 비싼 옵션 품목(다이나믹 플러스 패키지)은 590만 원에 달한다.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 ASCC(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및 AVSM(차량 통합 제어장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국산차에 첫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주행정보 안내장치)를 사용하려면 360만 원짜리 패키지 옵션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K9 차값은 5290만 원(3.3 모델)부터 최고급형 8640만 원(3.8 모델)까지 책정돼 같은 모델 간 가격 차이가 3350만 원에 달한다. 동일한 엔진을 탑재한 현대차 제네시스(4211만~6145만 원)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기아차는 9.2인치 내비게이션 가격을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서비스 '유보(UVO)'를 포함해 260만 원에 내놨다. 뒷좌석 9.2인치 듀얼모니터를 추가하면 270만 원이 더 든다. K9 고객이 이 옵션을 패키지로 구입하면 총 53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신형 싼타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Blue Link)'를 마케팅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다. 블루링크 기능을 지원하는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려면 160만~213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대차는 2012년형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선루프를 50만 원에 내놨다. 하지만 신형 싼타페에 제공하는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는 120만~135만 원으로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또 제네시스에 제공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의 옵션 가격은 117만 원. 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인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신형 그랜저 기준)은 156만 원으로 39만 원 인상됐다.

이밖에 르노삼성차는 신형 SM7의 새로운 옵션인 AVM(어라운드뷰 모니터링) 패키지를 180만 원에 내놨다. 순정 내비게이션(93만 원) 및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123만 원)과 비교하면 사양 고급화로 옵션 값이 올랐다.

옵션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객의 선택 폭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등급별로 적용한 편의 사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 개개인에게 맞는 옵션을 잘 따져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옵션은 시장 수요를 검토한 후 내놓은 것" 이라며 "소비자들은 옵션을 단지 차량용 액세서리가 아닌 기능성과 안전성에 맞는 현명한 구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이지현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