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10년 후 먹거리 '영토 선점' 경쟁 불붙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오트론 경력직 3천명 몰려
'영역 불가침' 묵계 무너져
차량용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인력 쟁탈전 본격화
'영역 불가침' 묵계 무너져
차량용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인력 쟁탈전 본격화
미래 성장 사업을 둘러싼 4대 그룹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지켜져 온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4대 그룹간 ‘묵계’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앞에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래 자동차인 전기차 분야에서 이같은 현상이 가장 뚜렷하다. 자동차와 IT(정보기술) 기술이 융·복합화하면서 전자업계 터줏대감인 삼성과 LG, SK하이닉스가 자동차용 전자부품에 뛰어들고 현대자동차도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을 시작하며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급성장
미래 먹거리 확보는 기업의 숙명이다.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생존하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인류에게 자동차는 없어선 안되는 제품이란 점에서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하이브리드카는 대표적인 미래 성장 사업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동차와 전자업계 모두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자동차와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980년대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자부품 비중은 전체 차량 원가의 1%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차량 원가의 32%에 이른다. 요즘 나오는 고급 자동차� 자동주차장치, 차선이탈방지장치 등 첨단기능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 조향장치 등에 200여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0년 179억달러(20조2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295억달러(34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는 98.4%(2009년 기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일 인피니언 등에서 지난해 수입한 규모만 1조2200억원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도 아직 점유율이 2% 수준에 그친다.
◆4대 그룹 경쟁 본격화
삼성그룹은 차량용 배터리와 모터 경량화소재 등을 개발해 생산해왔고 몇 년 전부터 차량용 반도체도 연구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 GM과 독일 폭스바겐 BMW 등 세계 자동차 업계 거물들과 잇따라 만나 직접 자동차용 배터리, 반도체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는 수년전부터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등을 통해 배터리, 모터 등을 개발해왔고 V-ENS를 설립해 자동차 설계까지 뛰어들었다. 2015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SK가 인수한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갖지 않으면 자동차의 주도권을 점차 전자업체에 뺏길 수밖에 없어서다. 현대차가 지난달 현대오트론을 출범시킨 배경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자동차가 융합 조립제품이다 보니 기계 중심에서 전기·전자 중심으로 이동한 데다 모듈화되면서 조립도 간단해져 전자 업체가 뛰어들 여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와 전자 관련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업계와 국가 차원에서 인력 양성 체계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바이오, LED 조명, 태양전지 풍력 등 에너지 등 4대 그룹이 추진하는 대부분 미래 사업이 겹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뿐 아니라 세계 기업들이 모두 다 비슷한 신수종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전예진 기자 realist@hankyung.com
미래 자동차인 전기차 분야에서 이같은 현상이 가장 뚜렷하다. 자동차와 IT(정보기술) 기술이 융·복합화하면서 전자업계 터줏대감인 삼성과 LG, SK하이닉스가 자동차용 전자부품에 뛰어들고 현대자동차도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을 시작하며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급성장
미래 먹거리 확보는 기업의 숙명이다.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생존하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인류에게 자동차는 없어선 안되는 제품이란 점에서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하이브리드카는 대표적인 미래 성장 사업으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동차와 전자업계 모두에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자동차와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980년대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자부품 비중은 전체 차량 원가의 1%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차량 원가의 32%에 이른다. 요즘 나오는 고급 자동차� 자동주차장치, 차선이탈방지장치 등 첨단기능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 조향장치 등에 200여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0년 179억달러(20조2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295억달러(34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반도체의 수입 의존도는 98.4%(2009년 기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일 인피니언 등에서 지난해 수입한 규모만 1조2200억원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도 아직 점유율이 2% 수준에 그친다.
◆4대 그룹 경쟁 본격화
삼성그룹은 차량용 배터리와 모터 경량화소재 등을 개발해 생산해왔고 몇 년 전부터 차량용 반도체도 연구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 GM과 독일 폭스바겐 BMW 등 세계 자동차 업계 거물들과 잇따라 만나 직접 자동차용 배터리, 반도체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는 수년전부터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등을 통해 배터리, 모터 등을 개발해왔고 V-ENS를 설립해 자동차 설계까지 뛰어들었다. 2015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SK가 인수한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갖지 않으면 자동차의 주도권을 점차 전자업체에 뺏길 수밖에 없어서다. 현대차가 지난달 현대오트론을 출범시킨 배경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자동차가 융합 조립제품이다 보니 기계 중심에서 전기·전자 중심으로 이동한 데다 모듈화되면서 조립도 간단해져 전자 업체가 뛰어들 여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와 전자 관련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업계와 국가 차원에서 인력 양성 체계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바이오, LED 조명, 태양전지 풍력 등 에너지 등 4대 그룹이 추진하는 대부분 미래 사업이 겹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뿐 아니라 세계 기업들이 모두 다 비슷한 신수종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전예진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