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영업정지를 당한 4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실제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홈페이지에 게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예보 홈페이지만 봐서는 재무 상태가 건전한 저축은행이 왜 영업정지를 당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13일 예보 홈페이지의 ‘저축은행 경영정보’ 코너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솔로몬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89%로 적혀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자기자본비율 5%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8.89%는 비교적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실제로는 4.35%에 불과하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난 6일 영업정지를 당한 회사다.

금융감독 당국의 검사 결과 자기자본비율 -1.36%로 집계된 한국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예보는 여전히 5.12%로 지도기준을 상회한다는 내용을 게시하고 있다. 예보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5.67%, 한주저축은행은 4.07%로 돼 있지만 실제 검사 결과는 각각 -16.20%, -37.32%였다.

예보가 이처럼 ‘엉터리’ 저축은행 정보를 게시하고 있는 이유는 저축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업무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에도 이 같은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업무 태만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이 허위·과장 정보를 담은 업무보고서를 만들고 있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예보가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