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ㆍ이승기  '신경전'에 1000만원짜리 삼성TV가 내놓은 해결책…


55인치 OLED TV 양산 모델 업계 첫 공개
TV 한 대서 두 채널 동시 보는 '듀얼뷰' 눈길

TV 앞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한 가지 프로그램만을 보던 시대는 끝났다. 8시 뉴스를 보려는 남편 때문에 드라마 '넝쿨당'을 보지 못해 답답해 하는 아내도 없을 듯 하다. '옥탑방 왕세자'와 '더 킹' 을 두고 리모콘 쟁탈전을 벌이는 자매의 모습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한 대의 TV에서 두 가지 채널을 동시에 구현하는 신개념 TV를 삼성전자가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10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프리미엄 TV 쇼케이스'를 열고 업계 첫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양산 모델(ES9500)을 공개했다. 지난 1월 가전전시회(CES)에서 전 세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제품의 완성 모델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 부사장은 "CES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기능들이 탑재됐다" 며 "하반기 소비자들이 실제 만나보게 될 프리미엄 중의 프리미엄 TV"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픽셀 하나하나의 밝기를 조정할 수 있어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로 어두운 화면에서도 세밀한 영상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특징이다.

색상을 표현하는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며 각각의 색을 만들어 발광다이오드(LED) TV 대비 20% 이상 풍부한 컬러를 낸다. 별도의 광원을 쓰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응답 속도가 빨라져 화면 끌림이나 겹침 현상도 없다.

무엇보다 ES9500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TV 한대로 두 사람이 동시에 다른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 듀얼뷰' 기능이다.

좌안 우안이 각기 다른 영상을 받아들이는 3D 안경과 비슷한 개념으로 A채널과 B채널을 시차를 두고 안경에서 인식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 쪽 사용자가 쓴 안경에서는 박유천이 나오는 '옥탑방 왕세자'만 다른 사용자가 쓴 안경에서는 이승기 주연의 '더 킹' 만을 보여주는 식이다.

전용 안경에 달린 버튼을 이용하면 리모컨처럼 채널을 변경할 수도 있고, 볼륨을 조절할수도 있다. 최대 4개의 안경이 제공돼 4인 가족이 한꺼번에 취향에 맞는 채널에 몰입할 수 있다.

이 제품에는 또 프리미엄 스마트TV 에 적용되는 업그레이드 키트 '스마트 에볼루션'과 '스마트 인터랙션' '스마트 콘텐츠 기능 등을 대거 탑재했다. 두께와 베젤을 줄여 얇아진 만큼 디자인은 더욱 깔끔하고 세련돼졌다.

다만 LED TV 대비 발열이 다소 심하다는 것과 10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은 부담 요인이다.

김 부사장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LED TV 최상위 기종이 540만 원대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두 배 이상 될 것"이라며 "OLED TV가 시장 주류가 되기 위해선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