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에 ‘빨간 국물’의 시대가 다시 오면서 농심과 삼양식품의 주가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빨간 국물이 주력인 농심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하얀 국물의 대표주자인 삼양식품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농심은 전날보다 1000원(0.41%) 오른 2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농심이 ‘제2의 신라면’ 격으로 선보인 ‘진짜진짜’가 출시된 지난달 18일(22만4000원) 이후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양식품 주가는 2만6700원에서 2만2950원으로 14.05% 빠졌다.

시장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하얀 국물에서 빨간 국물로 바뀐 것이 두 회사의 주가 움직임을 갈라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작년 12월 17.1%에 달했던 하얀 국물 라면 점유율은 올 3월 12.9%로 떨어졌다.

실제 하얀 국물 라면은 올 들어 4월까지만 해도 롯데마트 라면 판매 순위 톱10에 4개(삼양 나가사끼짬뽕 4위, 오뚜기 기스면 7위, 팔도 꼬꼬면 8위, 농심 후루룩칼국수 9위)나 포진했지만, 5월 첫 주말(5~6일)에는 2개(후루룩칼국수 3위, 나가사끼짬뽕 8위)로 쪼그라들었다. 빈자리를 채운 건 빨간 국물 라면이었다. 진짜진짜가 4위에, 팔도의 ‘남자라면’이 9위에 각각 올랐다. 진짜진짜는 출시 3주일 만에 700만개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빨간 국물의 인기가 되살아난 덕분에 최근 농심의 점유율은 63%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심이 올해 신제품을 10개 정도 내기로 한 만큼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연말 점유율은 65%를 넘어설 것”이라며 “진짜진짜의 판매가(1000원)가 신라면(730원)보다 30% 이상 높은 만큼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양식품은 나가사끼짬뽕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새로 내놓은 ‘돈라면’과 ‘불닭볶음면’이 아직 히트작 반열에 오르지 못하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