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서미갤러리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담보로 잡은 고가의 그림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하나캐피탈의 출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8일 “김 회장이 130억원짜리 사이 톰블리의 작품을 하나캐피탈에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림이 흘러온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작년 초 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서미갤러리에 미술품과 부동산을 담보로 285억원을 대출해줬다. 퇴출 위기에 몰린 김 회장은 작년 9월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나캐피탈의 출자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다시 담보로 제공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동의 없이 그림을 담보로 제공했다면 김 회장은 담보물을 유용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캐피탈은 유상증자 때 김 회장과 미래저축은행에서 소유권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1000억원 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김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성호/이상은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