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은 8일 “한국 대기업들도 유럽기업들처럼 인터넷기술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하는 3차 산업혁명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3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출간한 리프킨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했던 1, 2차 산업혁명은 수명이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차 산업혁명’을 쓰게 된 계기는.

“인류는 인터넷과 같은 수평구조 네트워크로 전 세계적인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 전작인 ‘공감의 시대’에서 이런 내용을 다뤘고, 이번에는 21세기를 위한 3차 산업혁명을 얘기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체제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3차 산업혁명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다섯가지가 필요하다. 재생가능 에너지 활용과 모든 건물에 재생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 수소 저장 기술 등 에너지 보존 기술,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전력 그리드, 전기자동차 등 플러그인 교통수단 등이다.”

▷3차 산업혁명은 청년 실업 문제에 도움이 되나.

“미니발전소를 짓고, 에너지 저장소와 전력 충전소 등에 대해 투자하면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런 투자는 20~30년 지나면 다 회수할 수 있다. 유럽은 1조달러를 투자해 15년 내에 스마트그리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기업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지멘스, 보쉬 같은 독일 대기업은 무수히 많은 소규모 기업과 협업관계를 맺고 있다. 3차 산업혁명에서 대기업들은 이런 협력적 관계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 같은 한국 대기업도 3차 산업혁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동참해야 한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재생가능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반도국가로서 태양, 풍력, 지열 등 풍부한 대체에너지가 있다. 하지만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생산은 전체의 0.7%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은 20%가 넘는다. 기술력도 풍부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10일 만나 이 얘기를 할 것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